날씨가 겨울로 접어들면 누구나 손발이 시리다. 하지만 추위와 상관없이 평소에도 손발이 찬 편이라면 좀 더 세심한 관리가 필요한 수족냉증일 수 있다.
수족냉증은 추위를 느끼지 않을 만한 온도에서도 손발이 지나치게 차가운 상태를 말한다. 따뜻한 곳에서도 손발의 냉감은 물론 무릎이 시리거나 아랫배, 허리 등 다양한 신체부위에서 냉기를 함께 느낀다. 특히 기온이 낮아지면 찌릿한 저림 증상까지 동반돼 겨울에는 더 각별한 관리가 필요하다.
수족냉증은 대부분 체질에서 기인한다고 생각하지만 매우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한다. 연령층도 청소년부터 노인까지 다양한데 특히 40세 이상 여성에서 많이 나타난다. 강동경희대한방병원 한방부인과 이창훈 교수는 “여성이 남성보다 임신과 출산, 폐경 등의 호르몬변화가 많고 생리적으로 신체의 열에너지를 내는 근육이 적기 때문”이라며 “한방에서는 여성에게 많은 감정 변화가 말초혈관의 혈액순환을 저하시키는 것도 이유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수족냉증은 원인질환에 의한 동반증상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혈관이 확장되면서 붉게 변하는 레이노병 ▲흡연자에게 흔하게 나타나는 버거씨병 ▲류마티스성 질환 ▲추간판탈출증 ▲말초신경염 ▲말초동맥질환 ▲손목터널증후군 ▲갑상선기능저하증이 대표적이다. 이 경우 갑상선기능검사, 염증 관련 수치 등을 포함한 혈액검사뿐 아니라 의심되는 원인에 따른 각종 질병에 대한 신경전도, 근전도, 도플러 검사, 손톱 미세혈관 검사 등을 시행한다.
수족냉증 자체를 치료하는 방법은 없다. 원인질환이 있다면 해당 질환을 치료해야 하며 기본적으로 생활습관을 교정하고 몸 전체를 따뜻하게 하는 것이 중요하다.
가톨릭대 의정부성모병원 신경과 이명아 교수는 “설거지를 할 때는 찬물에 손발이 노출되지 않게 장갑을 꼭 끼고 빨래는 가능하면 세탁기로 할 것을 권한다”며 “냉장고 안에 물건을 다룰 때도 장갑을 끼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집에서 쉽게 할 수 있는 반신욕이나 족욕도 혈액순환을 원활하게 하는 데 도움이 된다. 근력운동이나 심폐운동을 통해 몸을 따뜻하게 만드는 것도 방법이다. 특히 숨을 천천히 쉬는 복식호흡운동은 스트레스 완화에도 도움이 된다.
노원을지대병원 가정의학과 권길영 교수는 “혈관수축의 원인이 되는 흡연은 물론 커피나 콜라, 술도 피할 것을 권장한다”며 “피임약, 편두통약, 심장약, 혈압약 등 혈관 수축과 관련 있는 약물은 전문의와 상의 후 다른 종류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