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염과 축농증은 둘 다 콧속에 염증이 생긴다는 공통점이 있지만 원인 부위가 다릅니다.
콧구멍을 따라 코안으로 들어가면 비강이라고 하는 빈 공간이 나오는데, 이 비강의 점막에 염증이 생긴 것이 비염입니다.
비강 주위에는 부비동이라고 하는 작은 공기주머니가 좌우 대칭으로 네 쌍 있는데, 비강과 좁은 입구를 통해 연결돼 있습니다.
이 부비동에 염증이 생긴 것이 축농증입니다.
증상으로 비염과 축농증을 구별하는 방법을 소개합니다.
비염과 축농증 구별하는
세 가지 증상
1. 물처럼 흐르는 콧물 vs 끈적하고 노란 콧물
비염이나 축농증에 걸렸을 때 공통적으로 생기는 증상이 콧물입니다.
그에 질환에 따라 콧물의 양상의 다릅니다.
비염으로 인한 콧물은 물처럼 주르륵 흘러서 ‘수양성 콧물’이라고 부릅니다.
시도 때도 없이 갑자기 콧물이 나와서 당황스럽기까지 합니다.
이에 비해 축농증은 콧물이 끈적하고 노란색을 띠며 간혹 어두운 녹색으로 보이기도 합니다.
때로는 콧물에서 냄새가 나는데, 축농증이 악화될수록 냄새도 심해지는 경향이 있습니다.
2. 코에서 나오는 재채기, 목에서 나오는 기침
재채기와 기침을 구별하지 않고 뭉뚱그려 기침이라고도 하는데, 이 둘은 차이가 있습니다.
재채기는 이물질이나 차고 건조한 공기, 먼지, 강한 향, 담배 연기, 알레르기 유발 물질(항원) 등이 콧속 비강 점막을 자극할 때 나옵니다.
이에 비해 기침은 콧물이 목으로 흘러가거나(후비루) 기타 유해한 물질이 목을 자극할 때 나옵니다.
즉 재채기는 코의 반사 작용으로, 기침은 목의 반사 작용으로, 재채기가 나온다면 비염, 기침이 나온다면 축농증일 가능성이 큽니다.
특히 축농증은 콧물이나 코막힘 등 다른 증상은 없고 마른 기침만 나는 경우도 있어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합니다.
3. 눈이나 코 가려움증 vs 얼굴에 열감
비염, 축농증과 혼동하기 쉬운 또 다른 호흡기 질환으로 감기가 있습니다.
감기와 이 둘의 차이점은 발열 유무입니다.
감기는 초기에 열이 나고 때로는 전신 근육통도 있지만, 비염이나 축농증은 이런 증상이 없습니다.
그런데 축농증, 그중에서도 발병한 지 4주 이내의 급성 축농증은 간혹 뺨이나 이마에 열감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또 비염 중에서 알레르기 비염은 눈이나 코, 혹은 입가가 가렵기도 합니다.
알레르기 비염이라고 해서 모두 다 이런 가려움증이 있는 것은 아니지만 가려움증이 있다면 비염일 가능성이 높습니다.
위와 같이 세 가지 특징적인 증상으로 비염과 축농증을 구별해 봤지만, 비염과 축농증이 동시에 있는 환자도 흔해 증상만으로 100% 구별하기는 어렵습니다.
좀 더 정확하게 진단하기 위해서는 코 내시경으로 콧속 비강과 부비동을 살펴보고, X-레이나 코 CT 촬영이 필요할 수 있습니다.
또 비염 중에서도 알레르기 비염인지 가려내기 위해 알레르기 피부반응검사나 혈액검사를 합니다.
축농증인 경우에는 재발이 잘되는 축농증인지 아닌지 판단하기 위해 부비동 점막이나 혈액의 호산구 검사도 시행합니다.
이처럼 환자의 증상과 병력을 고려하고, 내시경으로 콧속을 살펴본 뒤, 필요한 검사를 한 후 정확한 진단을 내릴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