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막힘 스프레이, 순식간에 막힌 코 뚫는다는데… 함부로 써서 안되는 이유

코막힘 스프레이는 빠르게 코를 뚫어주지만 부작용 우려도 큽니다.
장기간 오남용 하면 약물 반작용으로 오히려 코막힘이 더 심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이런 부작용은 어떤 약물로도 치료되지 않고 수술로만 치료할 수 있습니다.
코막힘 스프레이를 쓸 때 주의할 점에 대해 하나이비인후과병원 코질환센터 정도광 원장의 도움말로 알아봅니다.

비염이나 축농증, 비중격만곡증, 코물혹 등 거의 모든 만성 콧병에 공통적으로 나타날 수 있는 증상이 코막힘입니다.
코가 막히면 단순히 코로 숨 쉬는 게 불편한 것을 넘어, 머리가 아프고 집중력이 떨어지며 밤에 잠도 깊이 자지 못하고 자주 깹니다.
또 냄새를 잘 맡지 못하는 것은 물론, 코가 막혀 입으로 숨 쉬다 보니 입안이 마르고 입 냄새도 심해집니다.

코가 심하게 막힐 때 많이 찾는 약이 바로 코막힘 스프레이입니다.
코에 뿌린 뒤 2-3분이면 효과가 나타나는 데다, 의사 처방전 없이 약국에서 바로 구입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자칫 오남용 하면 코막힘이 더 심해지는 부작용이 생길 수 있습니다.

코막힘 스프레이의 정확한 명칭은 ‘비충혈 제거제’인데,  코점막의 모세혈관을 수축시켜 코막힘을 해소합니다.
일반적으로 코가 막히는 것은 콧속 점막에 염증이 생기고 점막의 모세혈관이 팽창돼 점막이 커지기 때문입니다.
이렇게 점막이 부어서 커지면 숨 쉬는 공기가 드나드는 길이 좁아지거나 막혀 코가 막힙니다.
코막힘 스프레이를 뿌리면 일시적으로 모세혈관이 수축되고 점막의 부피가 줄면서 코로 숨 쉴 수 있게 됩니다.

하지만 반복해서 사용하면 약물 반작용으로 혈관이 다시 팽창해 코막힘이 더 심해지고, 전보다 더 많은 양을 뿌려야 코가 뚫립니다.
이렇게 코막힘 스프레이에 의존하다 보면 아무리 약을 써도 코가 뚫리지 않는 지경에 이르는데, 이것이 약물성 비염입니다.
약물성 비염은 어떤 약물로도 치료되지 않아 수술이 유일한 치료 방법입니다.

물론 콧병 치료를 위해 코막힘 스프레이가 꼭 필요한 경우도 있습니다.
코막힘이 심할 때는 먹는 약 외에 코에 뿌리는 약(비강용 스프레이)도 많이 사용합니다.
그런데 코막힘이 심하면 비강용 스프레이가 코 안쪽까지 도달하지 못해 약효를 보기 어렵습니다.
이때는 먼저 코막힘 스프레이로 코를 뚫은 뒤 다른 비강용 스프레이를 코에 뿌립니다.
두 약물의 공조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지면 얼마 지나지 않아 코막힘 스프레이를 사용하지 않고도 비강용 스프레이가 코 안쪽까지 잘 도달할 수 있습니다.

이처럼 코막힘 스프레이는 제대로만 쓰면 매우 효과적인 치료약이라 완전히 멀리할 수는 없고 꼭 필요한 경우에 필요한 만큼만 써야 합니다.
일반적으로 ‘하루 2번 이내에 분무하고, 3일 사용해도 증상이 나아지지 않을 경우 사용을 중단하며, 7일 이상 사용하지 않도록 주의한다’라고 사용 설명서에 쓰여 있습니다.
(주요 성분 함량에 따라 1일 사용 횟수는 다소 차이가 있음)
앞서 설명한 대로 다른 비강용 스프레이의 보조 치료제로 의사 처방에 따라 사용하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절대로 1주일 이상 사용해서는 안됩니다.

코가 막힐 때는 코막힘 스프레이 대신 생리식염수를 쓰는 것이 도움됩니다.
코막힘 스프레이만큼 빨리 코를 뚫어주지는 않지만, 수시로 장기간 사용해도 부작용이 거의 없고 안전합니다.
생리식염수를 콧속에 몇 방울 떨어뜨린 뒤 흘러나온 콧물을 가볍게 닦아내는데, 콧속에 쌓인 염증성 분비물과 유해 물질을 제거하고 코 점막에 수분을 공급해 코가 편안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