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 오래 지내 왔소.
내 옆에서 그간 고생 많았소.
그래도 살만한 삶이 아니었나 생각하오.
우린 같이 터널 끝 빛을 보며 달려왔소.
당신을 만나기전 나는 자신감 하나로 인생의
터널에 발을 들여 어둠속에서 이러지도 저러지도
못했던 나였소.
그때 나의 손을 잡아주던 당신은 나의 빛과 같았소
당신의 손을 잡은 이상 나에게 터널 끝 빛은 필요가
없었소.
어느덧 터널의 중간쯤 와서 우리의 아이를 낳고
아이들이 자랄수록 우리는 굽어 갔소.
하지만 하나도 슬프지 않소.
그대와 나는 터널의 끝의 무엇을 향해 걸어 왔소.
이제는 그 끝이 보이니 답을 얻을 것만 같소
당신은 어떻게 하겠소.
터널넘어 다음 세상을 보겠소?
난 아니오.
그 끝의 빛은 내 옆의 당신이였소.
그대와 있던 이 터널이 내 삶의 가장 빛나는 나날이였소.
그대가 내 손을 잡고 걷는 어둠이 나에게 가장 빛나는
나날이였소.
이제는 눈을 감아 다음 세상에서
당신의 손을 잡아주겠소.
사랑하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