목소리가 쉬고, 물을 마실 때 자꾸 사레가 들려요, 큰 병원에 가보라고 하는데요?
성대 마비에 대하여
성대 마비는 어떤 증상을 일으킬까?
성대는 우리 몸의 공기 길의 입구를 지키는 똑똑한 자동문이다. 자동문처럼 양쪽에 두개가 있다. 숨을 쉴 때는 열려 공기가 폐로 들어가게 해주고 음식을 먹을 때는 닫혀 숨쉬는 길로 음식이 들어가지 못하게 막아준다. 말을 할 때는 닫혀서 공기가 성대를 잘 떨리게 해주어 소리를 만들어낸다.
성대 마비는 한쪽에 주로 발생한다. 정상 쪽의 성대가 잘 움직이기 열림이 필요한 호흡에는 문제가 없다. 문제는 성대가 닫혀야 할 때 발생한다. 마비된 성대가 가운데로 오지 못해 성대가 닫혀야 할 상황에서 꽉 닫히지 못하고 틈으로 공기가 새는 고장난 문이 되어버린다. 이렇게 되면 말할 때 공기가 새면서 쉰소리가 나고 목소리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다. 음식을 먹을 때도 틈으로 음식이 새서 사레가 많이 들린다. 이러한 증상은 음식 중 좁은 틈으로 통과하기 쉬운 액체류를 마실 때 가장 심하다.
성대 마비는 어떤 검사를 받아야 할까?
성대 마비의 진단은 간단하다. 대부분의 이비인후과에 있는 후두내시경을 입으로 들여다 보면 대부분 10초 이내 진단이 가능하다. 그럼에도 큰 병원으로 의뢰가 되는 이유는 성대 마비가 왜 생겼는지 원인에 대한 추가 검사가 필요하기 때문이다. 성대를 움직이는 명령은 뇌에서 시작되는데 ‘후두신경’ 이라는 길을 통해 이루어진다. 이 신경은 머리에서 목에 있는 성대로 바로 가지 않고 가슴까지 내려갔다가 다시 올라와서 ‘되돌이 후두신경’ 이라고도 불린다. 이 신경의 한 부위라도 손상이 생기면 성대 마비가 발생하기 때문에 성대마비의 첫 진단시에는 영상검사 (주로 경부 전산화 단층촬영, CT)를 시행해 신경이 지나는 길의 이상 (종양, 염증 등)을 확인한다. 원인을 밝히기 어려운 성대 마비가 제일 흔하지만, 갑상선암, 폐암, 종격동암, 림프종이 진단되는 경우도 외래에서 흔히 볼 수 있기 때문에 꼭 확인이 필요하다.
성대 마비, 어떤 치료가 필요할까?
불행히도 성대의 움직임을 되돌릴 수 있는 치료는 현재까지는 없다. 일시적인 마비의 경우 3-6개월까지 회복을 기대할 수 있지만 완전히 기능을 잃어버린 신경을 되살리는 것은 현재 의학으로는 불가능하기 때문이다. 하지만 음성과 사레 들림은 해결이 가능하다. 성대가 완전히 닫히지 못하는 것이 증상을 만들기 때문에 마비된 성대를 반대편 정상 성대와 만날 수 있는 중앙으로 밀어주는 것이 치료의 원리이다. 이런 치료법으로는 크게 수술과 외래에서의 시술이 있다.
수술은 갑상성형술이라고 하는 수술이다. 성대를 감싸고 있는 연골에 작은 창을 만들어 실리콘 블록 등을 넣어 마비된 성대를 중앙으로 밀어준다. 성대를 완전히 가운데로 보낼 수 있고 피열연골내전술이라는 수술을 동시에 시행하면 성대의 앞에서 뒤까지 완전한 모양으로 중앙에 위치시킬 수 있다. 하지만 목에 절개를 넣어 수술을 시행해야 하는 번거로움이 있다.
외래에서 가능한 시술로는 후두성형술이 있다. 마비된 성대의 깊은 곳에 주사를 통해 부피를 크게 만들어줘 성대를 내측으로 밀어줄 수 있는 물질은 넣는다. 주로 사용되는 물질은 미용 성형에 사용하는 필러이다. 필러의 종류에 따라 마비가 생긴 원인에 맞게 일시적 물질 또는 영구적 물질을 선택하여 주입할 수 있다. 주사를 넣는 시술은 환자의 협조에 따라 다르나 주로 5-10분 내외로 소요되며 시술 직후에 음성 회복, 사레 들림의 호전을 경험할 수 있다.
성대 마비는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할 수 있다. 목소리의 변화가 생겼다면 꼭 이비인후과에서 후두 내시경 검사를 시행하는 것이 중요하다. 단순 마비로 검사를 시행해 놓치고 있던 폐암이나 림프종이 진단되는 경우가 종종 있다. 사레 들림을 단순히 노화 때문으로 알고 방치하다가 흡인성 폐렴이 생겨 위험한 상황이 발생할 수도 있고 음성의 문제는 의사소통의 장애를 발생시키기 때문에 음성 전문의의 진료를 통해 적극적 진단과 치료가 꼭 필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