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NS 우울증으로도 불리며 타인의 행복을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호소
‘카페인 우울증’이란 무엇일까. 처음 들으면 과도한 카페인 섭취로 인해 생기는 부작용을 떠올리기 십상이지만 카카오 스토리와 페이스북, 인스타그램의 앞 글자를 따 만든 ‘카•페•인’이다. 다른 사람의 SNS(소셜 미디어)를 보며 상대적 박탈감을 느끼고 우울감을 느끼는 신종 질환이다. 특히 SNS 활동이 활발한 MZ세대 환자가 많다. 재력을 과시하듯이 큰 돈을 쓰는 ‘플렉스(Flex)’ 문화에 우울감을 호소하는 사람이 빠르게 증가하고 있다.
최근 미국 아칸소대와 오리건주립대, 앨라배마대 연합 연구팀은 국제 학술지 《감정 장애 저널(Journal of Affective Disorder Reports)》에 소셜 미디어와 우울증 사이의 상관 관계에 대한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연구팀은 18~30세 성인 남녀 1000여 명을 대상으로 SNS 사용 시간과 우울증 사이 연관성을 6개월간 추적 관찰했다.
그 결과 하루 SNS 사용이 300분 이상인 참가자의 26.9%, 196~300분 이내인 참가자의 32.3%가 우울증에 걸린 것으로 나타났다. 또 감정 변화가 크고 부정적 감정에 민감한 ‘신경증성’이 높은 사람이 하루 300분 이상 SNS를 사용하면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우울증에 걸릴 확률이 2배나 높았다. 연구팀은 “사회적 비교가 자신과 타인에 대한 부정적 감정을 높일 수 있고, SNS 시간이 길면 집 밖에서 직접 만나 교류하거나 활동할 수 있는 기회도 줄어든다”고 말했다.
지난 2014년 오스트리아 인스브루크대 연구팀은 페이스북 사용 시간이 증가할수록 우울감을 쉽게 느끼고 자존감이 떨어진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적이 있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SNS 중단이 행복도를 높인다는 사실을 밝혔다. 영국 바스대 보건·운동 심리학 교수 제프 램버트(Jeffrey Lambert) 박사 연구팀이 국제 학술지 《사이버심리학 행동 및 네트워킹(Cyberpsychology, Behavior and Social Networking)》에 발표한 SNS 중단 연구에 따르면 일주일 동안 SNS를 중단한 그룹은 행복도가 높아지는 것은 물론 우울증과 불안 점수도 유의미하게 개선된 것으로 나타났다.
카페인 우울증은 비교적 쉽게 알아차릴 수 있다. ▲장시간 SNS에 접속하지 않으면 불안하다.
▲업무나 개인적인 모임 중에도 수시로 SNS를 확인한다. ▲댓글이나 좋아요 등 게시글에 반응이 없으면 속상하다. ▲고급 레스토랑에 방문하거나 명품 쇼핑할 때 인증샷이 중요하게 느껴진다. ▲다른 사람의 게시글을 보고 질투나 시기 등의 부정적 감정이 생긴다. ▲가족, 친구보다 SNS에서 소통하는 사람들에게 보이는 나의 이미지가 중요하다. 이상과 같은 증상이 나타난다면 SNS 중독 및 카페인 우울증을 의심해 봐야 한다.
카페인 우울증을 벗어나기 위해선 SNS 사용을 줄이는 것이 필수다. SNS 사용 시간을 정해 지키고, 대중교통 이용 중엔 SNS 서핑보다 전자책과 기사, 칼럼 등을 읽는 게 좋다. 휴일을 정해 하루 동안 SNS를 하지 않는 ‘디톡스’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또, 스트레스를 해소하고 깊이 집중할 수 있는 취미를 찾아 가꾸고, 주기적인 운동으로 신체·정신 건강을 가꿔야 한다.
SNS는 단편적 모습을 골라 담고 소통하는 창구일 뿐 삶 자체가 아니라는 점을 깨닫고 현실 세계의 행복을 찾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