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번에는 최근에 저명한 의학저널에 실린 ‘간헐적 단식 임상연구’를 통해서 간헐적 단식의 효과, 얼마나 단식을 하면 살이 얼마나 빠지고, 시간은 얼마나 걸리는지 알아보겠습니다.
임상연구 방법은 매우 간단합니다. 100여명의 비만 남녀를 한 팀은 간헐적 단식, 한 팀은 단식하는 것입니다. 식사는 평소보다 25% 칼로리 감량하였고, 탄수화물, 지방, 단백질 비율은 평소와 동일하게 진행했습니다. 운동은 평소 활동량을 유지하도록 하였습니다. 식사감량 감독은 끼니마다 식사 일기를 쓰고 사진으로 찍어 앱으로 올려 검사자가 매번 확인하였고, 매주 2회 문자 메시지 전송, 2주마다 전문가가 영양교육과 단식 유지 독려했다고 합니다. 이 연구는 저명한 뉴잉글랜드 의학 저널에 실려 여러 기사가 나왔으나, 기사 제목과 내용에 다소 오해의 소지가 있습니다.
제목에 따르면 ‘간헐적 단식’이 체중감량에 실패한 것처럼 보입니다만, 실제로는 간헐적 단식법은 체중감량에 성공하였습니다. 단지 ‘간헐적 단식’이 단식과 비교해서 체중감량이 휠씬 많이 될 거라는 기대와는 달리 두 방법이 비슷한 정도로 체중감량에 성공한 것입니다. 이것을 ‘간헐적 단식’이 효과가 없다고 하긴 어렵습니다. 단지 임상연구 가설이 ‘간헐적 단식이 더 효과적이냐?’ 이기 때문에 ‘더 효과적인 것은 아니다’라는 결론입니다. 다음은 연구내용 중 우리가 관심 있는 부분만 발췌하였습니다.
▼ 연구요약
- 간헐적 단식 : 식사시간에 제한을 두는 단식법(오전8시에서 오후4시 사이에만 식사함)
- 단식 : 식사시간에 제한을 두지 않는 단식법
- 식사감량 : 두 방법 모두 하루 평균 500kcal ~ 700kcal (25%) 감량
- 참여인원 : 139명 (간헐적 단식+식사감량 69명, 단식 70명)
- 인종 : 아시아인(중국인)
- 나이 : 20-40세(대체로 50세 이상은 체중감량이 어렵다고 합니다)
- 체중 : 80-100kg
- BMI : 30
- 체중감량 : 간헐적 단식+식사감량 8.1kg, 단식 6.3kg (하지만 두 결과는 오차범위 내)
- 기간 : 1년
- 중도탈락률 : 15%(보통 다이어트 임상실험에서 약 40% 이상 중도 탈락함)
- 식사감량 감독 : 매끼 식사 일기를 쓰고, 음식 사진을 찍어 앱에 등록, 매주 2회 식사량 – 준수 독려 문자, 2주마다 전문가가 영양교육과 단식 유지 독려
- 활동량(운동량) : 다이어트 전과 같은 운동·활동량을 유지하도록 독려
논문에 첨가된 그림으로 간헐적 단식과 단식법의 12개월 동안 체중변화를 나타내고 있습니다. 두 방법 모두 비슷한 정도의 체중감량을 보이고 있습니다(간헐적 단식 : 8.0kg, 단식 : 6.3kg/오차범위 내). 두 다이어트 방법 모두 평소 식사량에서 25% 감량하였습니다. 처음 3달 동안 체중은 대략 6~8kg 감소합니다. 주목해야 할 점은 단식을 할수록 체중이 일정량 지속적으로 빠지는 것이 아니라, 처음 3개월에 빠지고 그 후에는 체중이 일정하게 유지된다는 것입니다. 즉, 운동을 늘리거나 식사량을 줄이면, 일정량 체중이 줄고 약 3달 후 체중이 변하지 않는 평행상태에 도달합니다. 그 후로는 힘들게 줄인 식사량을 계속 유지하더라도 체중은 평행상태에서 유지됩니다. 반면에, 식사감량 때문에 배고픔이나 피로감은 점점 더 심해지는 경우가 많습니다. 배고픔이 심하고 체중이 줄지 않으면 ‘할 만큼 했다’고 생각해서 단식을 중단하는데, 단식을 중단하면 다시 체중이 원상태로 돌아가거나 전보다 더 증가합니다(요요현상). 요요현상은 다이어트에 성공한 사람에게만 생긴다는 사실을 꼭 기억해주세요. 만약, 이때 체중을 더 줄이고 싶다면, 어렵지만 운동을 더 늘리던지, 식사량을 더 줄여야 합니다.
그렇다면, 빠진 체중을 유지하고 배고픔이 덜하게 다시 식사량을 늘릴 수 있는 때는 언제일까요? 단식을 하지 않는 옆 사람이 보기에 어리석은 질문 같지만, 막상 단식하는 사람에게는 매우 절실한 질문입니다. 물론, 이 질문에 적당한 답이 없다는 게 문제입니다. 단식은 중단하면 살이 다시 찌고, 심지어 단식을 유지하더라도 살이 찌는 경우가 있기 때문입니다. 위 그래프에서도 9개월 이후에는 체중감소량이 조금씩 적어지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걱정하지 마세요. 내 생각보다 내 몸은 단식에 잘 적응합니다.
그나마 다행스러운 점은, 절대로 안 될 것 같은 단식이라도 약 3달 정도 참으면 체중을 어느 정도는 뺄 수 있다는 사실입니다(물론 개인차가 있습니다). 매일매일 동기부여하고 식사량에 신경을 써야 하는 쉽지 않은 작업이 남아있습니다. 만약, 하루 종일 식사량에 신경 쓰고 자신을 독려하는 것은 힘들다면 좀 더 쉬운 단식 방법은 없을까요. 하루 3번 식사를 줄이는 노력은 결코 쉬운 일이 아닙니다. 안 먹으면 안 먹었지 줄이는 게 쉽지 않습니다. 그렇다고, 종일 굶을 수도 없는 노릇입니다. 이에 조금이라도 신경이 덜 쓰이는 방법이 있다면 좋을 것 같습니다.
간헐적 단식의 좋은 점은 여기 있습니다. 하루 3번 식사 때마다 식사를 줄이느라 신경 쓸 것이 아니라 3끼 중에서 시간을 정해서 2끼를 먹고(오전8시~오후4시) 1끼를 금식하는 방법입니다. 말이 거창해서 그렇지, 이 방법은 단순히 생각하면 저녁/야식을 안 먹는 것입니다. 간헐적 단식은 시간을 정하기에 따라 스케쥴을 다양하게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하루 16시간 금식(8시간동안 식사)하면 되므로 오후1시부터 저녁9시까지만 식사해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구는 ‘조삼모사’ 라고 할 수도 있지만, ‘조삼모사’라도 잠시 허기를 속이고 조금이라도 과식을 막을 수 있다면, 단식중이라도 하루 한번은 맘 편히 충분히 식사를 즐겁게 할 수 있다면, 매우 좋은 단식방법이 될 것입니다. 임상연구에서 간헐적 단식이 일반 단식과 차이점이 없다고 해도, 간헐적 단식법이 실천하기 좋고 지속가능한 단식법이라는 사실을 논문에서도 강조하고 있습니다.
결심하고 다이어트 임상연구에서 자원하는 사람도 중도탈락 비율이 거의 40% 이상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단식은 의지력이 강해도 쉽지 않은 것 같습니다. 하지만, 이 연구에서는 다양한 노력으로 중도탈락률(15%)을 낮추었습니다. 앱, 문자 메시지 와 2주 간격 전문가 면담이 중도탈락률을 낮춘 것 같습니다. 다이어트 할 때 반드시 만나게 되는 체력소진과 허기를 도와줄 수 있는 지인이나 가족의 도움이 있다면 어려움을 잘 극복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됩니다.
마지막으로, 단식에 따른 부작용입니다. ‘배고픔은 참겠는데, 힘들어서 못 하겠다’라는 말을 자주 합니다. 막상 단식하면 접하는 문제가 배고픔뿐 아닙니다. 배고픔 외에 부작용을 경험한 사람이 30% 정도로 매우 높은 비율이었습니다. 주요 부작용이 피곤(4~5%), 어지러움(7~8%), 복통, 소화불량 등 소화기 부작용(15~20%)입니다. 단식을 계획 중이라면, 이런 부작용이 생길 수 있다는 사실을 잘 염두 해두는 것이 성공적인 다이어트를 위한 준비이라고 생각됩니다. 대개는 칼로리 부족에 따른 것이라 수분섭취와 휴식으로 어려움을 넘길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간헐적 단식’ 임상연구를 통해서 단식의 효과와 발생가능한 부작용에 대해서 알아보았습니다. 노력은 시도하고 실패하는 과정입니다. 체험하지 않고 미리 모든 것을 알 수 없는 것이 다이어트 인 것 같습니다. 위에서 소개해드린 내용이 체중감량 계획과 실천에 조금이나마 도움이 되길 기대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