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생충 종류
1 개회충

개회충은 말 그대로 개에 기생하는 회충인데요. 개 외에도 소, 오리, 염소 등 동물의 간에서 기생합니다. 동물의 간과 내장은 혈액공급이 풍부해서 기생충이 서식하기에 적합한 환경을 제공하는데요. 감염된 동물의 생간이나 천엽을 섭취할 때, 기생충의 유충이나 알이 인체에 들어오게 되죠. 배설이 되면 좋겠지만, 체내에 들어온 기생충의 알이나 유충은 장내에서 부화된 후 성충으로 자라지 못하고 소장을 뚫고 간으로 이동한 이후 폐, 눈, 뇌 등 여러 장기로 가서 염증을 일으킵니다.
2 간흡충

간이나 폐에서 감염을 일으키는 경우가 가장 흔한데요. 간충 감염은 간에 기생하면서 담관염, 담석증, 간경화, 심하면 담도암까지 진행될 수 있습니다. 소의 생간과 천엽은 많은 문화권에서 즐겨먹기도 하는 식재료인데, 생식하거나 덜 익힌 상태로 먹으면 다양한 기생충 감염될 위험성이 있습니다. 일단 기생충 감염은 장기적인 염증 반응을 유발합니다. 특히, 간흡충을 조심해야 하는데요. 담도암의 가장 큰 위험요인이기 때문입니다. 세계보건기구(WHO)에서도 간흡충 감염이 담도암의 원인이라고 규정한 바 있습니다.
간흡충은 ‘간디스토마’라고 불렸었는데요. 흡충이라는 것이 빨판을 가지고 있어 우리 몸 신체 기관에 빨판으로 딱 붙어서 기생을 하고 있다는 겁니다. 간흡충이 담도 내에 기생하면서 담도에 염증을 일으켜 간암, 담도암뿐만 아니라 만성간염, 간경변을 유발합니다.
3 폐흡충

폐흡충에 감염된 소의 간을 먹으면 인체로 전파될 수 있는데요. 폐흡충 감염은 호흡곤란, 기침, 흉통 등의 증상을 유발하고, 만성화되면 폐섬유화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그 외에도 포도막염과 같은 안과질환을 유발하기도 합니다. (참고로 포도막염으로 진단받은 환자 24%가 개회충 양성 반응을 보였다는 국내 안과 조사도 있습니다.) 그 밖의 이상 증상으로는 피로, 식욕부진, 폐렴, 만성 두드러기 등 다양하게 나타나고, 심하면 심장 근육에 염증이 생기거나 호흡이 어려워질 수 있습니다.
4 고래회충

고래회충은 날것으로 섭취하는 해산물에 기생하는 기생충인데요. 바다 포유류, 고래, 돌고래, 물개 등의 기생충입니다. 바다 포유류의 배설물에 오염된 해양생물, 오징어∙명태∙고등어∙연어 등에 감염되어 이 해산물을 충분히 익혀지지 않거나 냉동되지 않은 상태로 섭취되면 감염될 수 있습니다.
고래회충에 감염되면 심한 복통, 구토, 메스꺼움 등의 증상이 발생하고, 회충이 위벽이나 장벽에 침투해 염증 및 괴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위벽에 기생하면 위궤양, 위출혈 가능성이 있고, 소장이나 대장에 침투하면 장폐색, 장천공의 가능성이 있습니다. 일부 사람들의 경우 고래회충의 단백질 성분에 면역반응을 보여 심한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는데요. 두드러기, 혈압 저하, 호흡곤란, 심한 경우 쇼크로 사망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합니다.
고래회충 유충이 위나 장벽에 박혀서 죽지 않고 남아있는 경우, 만성염증 반응이 지속될 수 있는데요. 이로 인해 만성 위염, 크론병과 같은 유사한 증상 등의 장기적인 소화기 질환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
육회, 기생충 감염성

생간이나 천엽 등 내장, 돼지고기나 닭고기보다는 육회의 기생충 감염이 상대적으로 낮습니다만, 여전히 감염 가능성은 있습니다. 유구조층이나 톡소플라즈마 같은 기생충에 감염될 가능성이 있는데요. 면역력이 약한 사람, 노인, 임산부, 암 환자 등은 감염되면 심각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위험합니다. 또한 ‘브루셀라증’이라는 인수공통감염병을 유발할 수 있는 고열, 근육통, 피로 등의 증상을 유발합니다. 가급적이면 임산부, 어린이, 면역저하자는 드시지 않는 것을 권합니다.
위생관리가 미흡하거나 검증되지 않은 경로로 유통되는 제품은 드시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저온에서 장기간 보관하면 기생충 유충은 사멸할 수 있어 냉동 후 섭취하는 것도 감염 위험을 줄이는 방법 중 하나입니다.
구충제 복용, 정말 안전할까?

구충제를 복용하면 일부 기생충 감염을 예방하거나 치료할 수 있지만, 완벽하게 치료할 수는 없습니다. 장내에서 기생하는 회충, 편충, 십이지자충 등의 특정 기생충에는 효과가 있지만, 앞서 말씀드렸던 유구조층, 간흡충, 톡소플라즈마 같은 기생충에는 효과가 제한적일 수 있습니다. 유구조층의 경우 기생충이 이미 근육이나 신경계로 퍼진 경우에는 추가 치료가 필요하고, 특히 톡소플라즈마, 브루셀라균, 대장균, 살모넬라균 등은 감염되었을 때에는 구충제로 제거할 수 없어 항생제 치료가 필요합니다.
따라서 가능하다면 완전히 익혀 먹는 것이 안전하겠죠. 특히 생간, 천엽을 자른 도마와 칼은 교차오염 방지를 위해 일반 음식용 도구와 분리해서 사용해야 하고, 사용 후에는 반드시 70℃ 이상의 뜨거운 물로 도구를 소독하고, 손을 깨끗하게 씻고 싱크대와 조리대를 소독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