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만과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 당 독소
“적게 먹고 운동하면 살이 빠진다”라는 말을 한다. 그런데 이 말은 반은 사실이고 반은 거짓이다.
물론 적게 먹고 운동하면 많은 경우 살이 빠진다. 하지만 적게 먹더라도 당 독소가 많은 음식을 먹는다면 다이어트에 실패하고 건강도 망칠 수 있다.
당 독소는 비교적 최근의 개념으로, 음식의 가공 과정에서 당 성분과 단백질이 갈색화 반응을 일으켜서 만들어지는 최종 당화 생성물이다. 당화는 탄수화물과 다른 단백질 또는 지방과 만나서 생기는 독성 물질이다.
당 독소는 보통 분해돼서 대변이나 소변으로 나와 없어져야 하는데 이것들이 몸에 축적된다. 식품을 통해서 섭취되는 당 독소의 10%가 장내로 흡수된다. 그 가운데에 33%가량이 48시간 이내에 신장을 통해서 배출되긴 하지만 나머지는 혈류에 의해서 순환돼서 여러 장기에 축적된다.
당 독소는 신체에 축적되면 비만과 노화를 일으키는 주범이 된다. 또한 각종 대사질환을 일으킨다. 인체에 염증 반응을 일으켜서 당뇨병 그리고 당뇨병의 합병증, 신장의 문제, 간질환 그리고 신경 퇴행성 질환, 안구의 질환, 암 등 많은 질병의 원인이 된다. 당뇨 환자들은 당 독소를 측정해보면 어마어마하게 높게 나오는 경우가 많다.
그뿐 아니라 당 독소가 세포 여러 군데 달라붙으면 조직의 경화를 일으킨다. 경화는 딱딱해진다는 뜻이다. 골다공증, 고지혈증, 혈관의 경화도 생긴다. 나아가 동맥경화까지 일으킬 수 있다. 이렇듯 당 독소로 인해 우리는 셀 수 없을 정도로 많은 질환에 노출되게 된다.
다이어트에 악영향은 물론, 주름살의 원인이 되기도
당 독소는 주름살을 생기게 하는 가장 큰 원인이기도 하다. 당 독소가 콜라겐 조직에 덕지덕지 달라붙고, 피부 세포에 달라붙어서 딱딱하게 만들면 주름이 생기는 것이다. 피부 톤도 어두워지고 검버섯이라든지 여러 가지 피부 질환을 일으키는 것으로도 알려져 있다.
그런데 현대인들은 이런 당 독소를 간과하며 살아간다. 당 독소가 많은 음식인 프라이드 치킨 혹은 직화구이, 튀김 감자 같은 것을 좋아하지 않는가. 캠핑 가서 먹는 직화구이는 또 얼마나 맛있는가. 그런데 이런 음식들을 먹게 되면 어마어마한 당 독소를 먹게 되는 것이다.
주로 굽거나 튀기는 음식에서 상당히 많은 당 독소가 나온다. 굽거나 튀기면서 음식이 갈색으로 변하는 화학 반응을 ‘마이야르 반응’이라고 한다. 조리할 때 120도 이상의 고온을 가하면 마이야르 반응이 생기는데, 이때 향과 맛이 올라가지만 당 독소가 많이 생긴다. 가공육은 더욱 조심해야 한다. 가공육에는 당 독소도 많고 각종 첨가물도 상당히 많이 들어 있기 때문이다.
그러니 음식을 요리할 때에는 튀기거나 굽기보다 삶거나 데치는 방식으로 조리하는 것이 좋다. 같은 고기를 먹더라도 프라이드 치킨보다는 삶은 닭고기가 훨씬 좋은 것이다. 제일 나쁜 것은 에어프라이어 같은 것으로 수분 없이 바짝 구워서 먹는 것이다. 수분 없이 구우면 아주 고온으로 올라가기 때문에 당 독소가 더욱 많이 나온다.
당 독소가 많은 대표적인 음식
1. 감자튀김
감자를 기름을 사용해 튀기거나 오븐에 구울 경우에는 200~240도의 고열에서 조리하기 때문에 다량의 당 독소가 생긴다.
2. 닭다리 껍질
닭 요리 먹을 때 닭다리 가지고 많이 싸우지만 닭다리 껍질에 아주 많은 당 독소가 있다고 한다. 튀기거나 구울 때는 더 많이 생긴다고 하니 닭다리 껍질에 주의해야 한다.
3. 달걀프라이
달걀프라이는 건강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지만 찐 달걀에 비해 프라이를 하면 30~40배 정도 당 독소가 높아진다. 그래서 달걀을 찌거나 삶아서 먹는 것을 권장한다.
4. 커피
원두를 볶는 과정에서 원두가 갈색으로 변하는데, 이 과정에서 당 독소가 많이 발생한다. 그리고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당 독소가 증가한다. 믹스 커피와 캡슐 커피에도 당 독소가 아주 많다. 그나마 당 독소가 좀 적은 커피는 드립 커피다.
5. 분유
아기들이 먹는 분유에도 당 독소가 있다. 우유를 고열 건조과정을 해야 분유가 나오는데 이 과정에서 당 독소가 많이 생기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유통기한이 짧게 남아 있을수록 당 독소가 증가할 수 있으니 주의가 필요하다. 당 독소가 많은 분유는 아이들의 알러지 혹은 아토피 면역계 질환과도 연관이 있는 것으로 밝혀졌다.
6. 파르메산 치즈
피자 먹을 때 주로 토핑으로 뿌리는 파르메산 치즈 또한 어마어마한 당 독소를 갖고 있다. 그런데 리코타 치즈에는 당 독소가 거의 없다. 왜 그럴까? 연구를 해봤더니 파르메산 치즈는 오랜 숙성을 통해 만들기 때문에 당과 아미노산 그리고 수분이 반응해서 당 독소가 아주 많다고 한다.
당 독소를 줄이기 위해서는 신선한 채소와 신선한 유제품을 많이 먹어야 한다. ‘갈색이 나면서 맛있는 음식은 대부분 당 독소가 많다’고 생각하고 이러한 음식이 아무리 당기더라도 되도록 피해야 한다. 만약 삼겹살이 너무도 먹고 싶다면 샤브샤브나 수육을 먹어보자. 조리 방식을 조금만 바꾸어도 다량의 당 독소를 섭취할 위험은 큰 폭으로 줄어들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