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젊은 치매’, 유전자보다 우울증 – 술이 더 위험

40, 50대에 발병해 ‘젊은 치매’로 불리는 초로기(初老期) 치매를 일으키는 12가지 위험 요인에 관한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일어섰을 때 어지럼증을 느끼는 등의 증세가 있는 기립성 저혈압과 우울증, 알코올 의존증 등을 앓는 경우 발병 가능성이 높게 나타났다.

26일(현지 시간)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와 영국 엑서터대 연구팀은 영국인 35만여 명을 추적 관찰하며 만 65세 이전에 치매 진단을 받은 485명을 대상으로 주요 위험 인자 12가지를 규명해 미국의사협회 신경학회지(JAMA Neurology)에 발표했다.

연구에 따르면 기립성 저혈압(4.2배), 우울증(3.25배), 알코올 의존 및 남용(2.39배) 증세를 가진 경우 비교군 대비 발병 위험이 상당히 높았다. 치매 중 가장 흔한 알츠하이머병 발병 위험을 높이는 것으로 추정되는 유전자 ‘APOE4’를 보유한 사람(1.87배)보다도 높게 나타났다.

“65세 이전 치매, 사회적 고립땐 발병 위험 더 커”

낮은 사회적 지위 등도 영향 미쳐
뇌졸중 환자 등도 발병 확률 높아
“가족-친구와 사회적 활동하고
취미 생활-꾸준한 운동해야 예방”

65세 미만에 나타나는 초로기(初老期) 치매 발병에 영향을 주는 요인 중에는 낮은 사회경제적 지위, 사회적 고립 등 환경적 요인도 있었다. 네덜란드 마스트리흐트대와 영국 엑서터대 연구팀이 26일 발표한 ‘젊은 치매 발병의 위험 요인’ 연구에 따르면 사회·경제적 지위가 낮은 사람이나 사회적으로 고립된 생활을 하는 사람이 초로기 치매에 걸릴 확률은 비교군 대비 각각 1.82배, 1.53배 높았다.

연구팀은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저장된 65세 미만 35만6000명의 건강 데이터를 최근 10년간 추적 관찰해 치매 진단을 받은 485명과 나머지 사람을 비교했다. 연구 결과 ‘젊은 치매’를 부르는 고순위 위험 인자는 기립성 저혈압(비교군 대비 발병률 4.2배) 우울증(3.25배), 알코올 의존 및 남용(2.39배) 순이었다.

연구팀은 다만 “위험 인자를 지녔다고 꼭 초로기 치매를 앓게 된다는 뜻은 아니다”라며 “전체 기립성 저혈압 환자와 우울증 환자 중 초로기 치매가 발병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라고 설명했다.



뇌졸중 환자와 심장질환자도 발병 확률이 비교군 대비 각각 2.07배, 1.61배 높게 나타났다. 두 질환 모두 고혈압과 관련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비타민D 결핍 상태에서 발병률은 1.59배, 난청 환자는 1.56배 높았다. 일부 위험 인자는 특정 성별과 연관성을 보였다. 같은 당뇨병 환자라도 남성의 경우에만 초로기 치매 발병 가능성이 1.65배 높았다. 여성의 경우 염증 수준을 드러내는 ‘C 반응성 단백’ 수치가 높은 사람의 발병률이 1.54배 높았다.

연구팀은 CNN 인터뷰에서 초로기 치매 예방책으로 “친구나 가족과 시간을 보내는 등 사회적으로 활발하게 지내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취미 생활에도 힘쓰라”라고 권고했다. 또 걷기처럼 가벼운 운동일지라도 꾸준히 신체 활동을 하고, 가까운 병원에 정기 방문해 자신의 혈압·콜레스테롤·비타민D 수치 등을 확인해 관리하며 난청 증세가 있으면 청력검사를 받고 보청기를 사용하라고 제언했다. 연구팀은 “젊은 치매 예방법에 대한 구체적인 연구가 더 필요하긴 하지만 기다리지 말고 지금 할 수 있는 것부터 실천하라”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