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장 때문에 숨이 차다고요? 심부전이란

계단을 빨리 오르거나 산을 오르는 것과 같이 강도 있는 활동을 할 때 숨이 차다고 느끼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입니다. 하지만 일상생활 중에 가벼운 활동을 하면서 숨찬 느낌이 반복되는 것은 질병의 신호일 수 있습니다. 숨이 차면 숨 쉬는 기능과 직접 관련하여 “폐가 나쁜 것은 아닐까?”라고 생각할 수 있지만 심부전이라는 심장질환이 숨찬 증상의 원인일 수 있습니다.

대한심장학회와 함께 ‘심부전이란 어떤 질환인지, 어떤 사람에게 잘 발생하는 지와 어떻게 진단하고 치료하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 심부전이란?

심부전은 심장이 나빠서 숨이 차고 몸이 잘 붓는 병입니다. 보다 광범위하게는 여러 원인에 의해서 심장의 기능이 나빠지거나 구조의 문제가 생겨 심장이 혈액을 잘 뿜어내지 못하거나 심장이 일을 할 때 심장 안의 압력이 지나치게 높아지며 폐와 전신순환에 수분 과부하가 생기고 이로 인한 증상을 일으킬 수 있는 경우를 말합니다. 환자들은 조금만 움직여도 숨이 차거나 쉽게 피로하고 특히 다리나 몸이 붓는 증상을 느껴서 병원에 찾아오게 됩니다.

최근 보고된 우리나라의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를 근거로 한 연구에 따르면 2020년 우리나라 전체 인구의 2.58%가 심부전 환자이며 2002년 0.77%와 비교할 때 3배 이상 증가하였습니다. 이와 같은 심부전 인구의 빠른 증가 추세는 전 세계에서 나타나는 현상입니다.

◇ 심부전의 원인

심부전은 심근경색증이나 협심증, 심장판막질환, 부정맥, 심장근육병과 같은 심장병이 있던 사람에서 기존의 심장병이 진행하면서 발생할 수 있습니다. 고혈압이 있지만 치료받지 않거나 잘 조절되지 않았던 경우에도 생길 수 있는 합병증입니다. 암 환자 치료에 사용하는 일부 항암제나 면역치료제가 심부전을 일으킬 수 있고 유전성 심장병도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잘 알려져 있지 않지만 술을 과도하게 오랜 기간 동안 마시는 것이나 비만과 당뇨병도 심부전의 원인이 됩니다. 고령이 되면서 발생하는 심장 기능의 변화가 심부전의 원인으로 생각되며 나이가 들수록 심부전이 빈번하게 발생합니다. 우리나라와 같은 고령사회에서 노인 인구의 심부전 발생이 급격히 증가하는 것으로 알려지고 있습니다.

◇ 심부전의 증상과 합병증

심부전 초기에 심장 기능이 나빠지더라도 우리 몸에서는 이를 극복하려고 하는 기능들이 작동하여 숨찬 증상이 잘 나타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하지만 심장이 보상할 수 있는 한계를 넘어서면 점점 가벼운 활동을 할 때 숨이 차거나 누우면 숨이 차고 자다가 숨이 차서 깨는 일이 발생하게 됩니다. 더 심해지면 가만히 있어도 숨이 찰 수 있습니다. 쉽게 피로감을 느끼고 기운이 없고, 숨이 차서 안절부절못하는 증상이 나타납니다. 발등과 발목이나 다리가 부어서 몸무게가 증가하고 심하면 배가 부으며 입맛이 없고 소화가 안되기도 합니다.
심부전은 사망 위험이 높은 질환입니다. 또한 숨찬 증상이 심해져서 응급실에 자주 가야 하거나 입원할 위험이 높고 이렇게 입원이 반복되면 사망 위험도 점점 증가합니다. 우리나라의 건강보험공단 빅데이터 자료에서는 심부전 진단 후 1년 내 사망 위험이 9%, 5년 사망 위험이 21%라고 보고하였습니다. 하지만 한 번이라도 입원한 적이 있는 경우 1년 내 사망 위험이 16%, 5년 내 사망 위험 52%로 위험도가 훨씬 높습니다.

심부전의 흔한 질문 Q&A
 
Q.심부전은 어떻게 진단하나요?
A. 숨이 차고 몸이 붓는다며 환자가 병원에 찾아오면 먼저 환자에게 기존의 심장병이나 고혈압, 당뇨병, 비만, 연령 등 심부전을 일으킬 위험요인이 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와 함께 심부전을 진단하고 치료하기 전 필수검사로 심장초음파검사를 시행하여 심장 기능 수치를 측정합니다. 심장초음파검사로 측정하는 좌심실박출률이라는 항목은 심부전의 진단뿐 아니라 심부전의 형태를 판정하여 심부전으로 인한 사망과 입원 위험을 낮추기 위해 어떻게 치료할 것인지 결정하는 데 필수적입니다. 또한 혈액검사에서 심부전 진단 표지자가 증가되어 있는지 확인하고 심부전을 악화시킨 특정한 요인이 있는지 또는 심부전이 아닌 다른 원인으로 인하여 숨찬 것은 아닌지를 찾아보게 됩니다.

Q.심부전 치료를 열심히 해서 심장이 많이 좋아졌다는데 이제 약을 그만 먹어도 되나요?
A. 고혈압이나 당뇨병으로 인하여 약을 으며 관리하다가 약을 임의로 먹지 않게 되면 혈압이나 혈당이 급격히 상승하게 됩니다. 심부전의 경우에도 마찬가지로 약물치료를 해서 숨차거나 붓는 증상이 거의 없어지고 심장 상태가 안정되며 심장 기능이 정상에 가까운 정도로 회복된 이후에 약물치료를 중단하게 되면 심장 기능이 다시 나빠져서 심부전이 악화될 위험이 매우 높습니다. 따라서 심부전 환자에서 치료 후 심장 기능이 좋아지고 숨찬 증상이 전혀 없더라도 약물치료는 줄이거나 중단하지 말고 지속하도록 권고됩니다.

◇ 심부전 치료 및 예방법

심부전은 예후가 매우 좋지 않은 질환이지만 많은 연구를 통한 노력의 결과 예후가 점차 향상되고 있습니다. 심부전이 진단되면 심장 기능에 따라서 여러 형태로 나누고 어떤 형태인지에 따라서 치료를 시행합니다. 약물치료는 숨차거나 붓는 증상을 감소시키는 약제와 더불어서 심부전으로 인하여 사망하거나 자꾸 숨이 차서 입퇴원을 반복하는 일을 줄여주는 약제로 이루어집니다. 최근 예후 개선에 도움 되는 새로운 약제들이 개발되어 실제 환자들에게 처방되면서 이전에 비하여 심부전의 예후가 상당 부분 좋아지고 있습니다.

약물치료를 하는 데도 불구하고 심장 기능이 회복되지 않고 심부전 증상이 지속된다면 심부전의 형태에 따라 심장 기능을 회복시키거나 심장 원인의 급사를 예방하는 데 도움 되는 기계치료를 시행하기도 합니다. 또한 심장 기능이 매우 나쁘고 불안정한 상태가 지속되는 경우 드물게 심장이식이라는 수술의 대상이 되기도 합니다.

기존에 심장병이 있다면 이에 대한 치료를 잘 받는 것이 심부전으로 진행하는 것을 예방하는 길입니다. 또한 고혈압, 당뇨병, 비만 등 심부전의 원인을 적극적으로 관리하여 심부전을 예방하고 정기검진을 통해 심부전을 빨리 발견하여 치료할 수 있습니다.
 
지금까지 심부전에 대해 알아봤습니다. 심부전의 원인이 될 수 있는 질환을 치료받고 있거나 위험 요인이 있는 경우 이에 대한 치료와 관리를 적극적으로 하여 심부전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심부전이 진단된 경우 지속적인 치료를 통해 예후를 개선시킬 수 있습니다. 숨이 차거나 몸이 붓는 등 심부전 의심 증상이 있다면 심장/심부전 전문의에게 진료와 상담을 받으시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