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에 맨날 코로나만 나오더니, 최근 들어서는 독감마저 심심치 않게 등장하고 있습니다. 저는 ‘올해는 유독 독감이 빠른 것 같은데…’하고 생각했는데, 작년 9월 시작된 유행 주의보가 해제되지 않고 있었습니다.
독감(인플루엔자)은 다들 많이 들어봐서 익숙하실 것 같습니다. “그거 감기 같은 거 아닌가요?“라고 묻는 분들이 많은데요. 독감은 감기와는 다릅니다. 오늘은 감기와 독감의 차이점과, 독감에 대해 궁금해하시는 부분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독감유행주의보란?
독감유행주의보는 독감의심증상을 보이는 환자(의사환자)가 외래환자 1,000명 당 얼마나 발생하는지에 따라서 발표하는데요, 보통 1,000명 당 4.9명을 기준으로 합니다.
코로나19가 유행한 지난 2년 동안은 거리 두기, 마스크 착용 등 방역 조치로 독감 발생이 드물었습니다. 37주 차(9월 4일~10일) 기준 독감 의심 환자 분율은 2018년 4.3명, 2019년 3.6명이었고, 코로나19가 시작한 2020년과 2021년에는 각각 1.4명, 1.0명이었지요. 이렇게 발생하지 않으면서 사람들의 면역력이 감소하였고, 주요 방역 조치가 사라지면서 올해는 최근 5년 새 가장 빠른 증가세를 보이고 있습니다. 해외에서도 이러한 양상이 비슷하여 바이러스 생태계에도 교란이 일어난 것으로 보기도 합니다.
”인플루엔자(독감)란 무엇인가요?“
인플루엔자(독감)는 감기 증세를 일으키는 바이러스 중 인플루엔자(influenza) 바이러스에 의해 발생하는 질환입니다. 상부 호흡기계(코, 목)나 하부 호흡기계(폐)를 침범하며 갑작스러운 고열, 두통, 근육통, 전신 쇠약감과 같은 전반적인 신체 증상을 동반합니다.
인플루엔자는 우리나라를 비롯하여 전 세계에서 발생하며, 계절 구분이 있는 지역에서는 매년 겨울에 소규모로 유행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올해는 좀 다르지만, 주로 날씨가 춥고 건조한 10월부터 5월까지 독감의 발생률이 높습니다.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A, B, C형 세 가지가 존재하지만 사람에게 병을 일으키는 것은 A형과 B형입니다. B형은 증상이 약하고 한 가지 종류만 존재하며, A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있는 H 항원과 N 항원의 종류에 따라 여러 가지 종류가 존재하고 대유행 가능성이 높습니다.
인플루엔자(독감)는 어떻게 감염되나요?
독감은 비말전파 형태로 전파됩니다. ‘비말전파’, 코로나 때문에 많이 들어보셨지요? 비말전파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를 가지고 있는 환자의 코와 입에서 나오는 분비물이 기침을 하거나 말을 할 때 외부로 나오게 되면 그 속에 있는 감기(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침방울이나 분비물을 타고 가까운 거리에 있는 사람의 입이나 코, 눈 등의 점막에 닿아 전파되는 것을 말합니다.
따라서 인플루엔자 환자와 가까이 있거나 사람이 많은 곳에 감기(인플루엔자) 환자가 있으면 인플루엔자 바이러스가 전파되기 쉽습니다. 또한 분비물에 포함된 바이러스가 일정 시간 외부에서 생존할 수 있기 때문에 인플루엔자 환자의 호흡기 분비물이 묻어있는 수건 등을 만진 후 그 손으로 눈이나 코, 입 등을 비볐을 때에도 감염될 수 있습니다. 손 위생과 개인 호흡기 예절이 중요한 이유입니다.
독감의 증상과 경과는 무엇인가요?
독감의 증세는 갑작스럽게 심한 증상이 생긴다고 생각하면 쉬울 것 같습니다. 대표적인 증상으로는 피로감이 동반된 고열이 생기고, 심한 두통과 오한, 근육통을 호소합니다. 전신 증상과 함께 인후통, 기침, 콧물 등의 증상이 동반됩니다. 건강한 성인이 감기와 비슷하지만 훨씬 심한 증상이 나타나면서 2~3일 정도 일하기가 어려울 정도로 아프다면 독감에 걸렸을 가능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소아의 경우에는 침을 많이 흘리고, 잘 먹지 못하며, 심하게 보채고, 잠을 잘 이루지 못합니다. 오심, 구토, 설사, 복통 등 위장관 증상이 빈번하게 나타나며, 때로는 열성 경련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인플루엔자에 걸리면 보통 약 1주 정도면 증상이 호전되고, 전염력도 없어집니다. 그러므로 전염력이 있는 1주 정도는 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는 다른 사람과의 접촉이나 외부 출입을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염력이 있는 기간 동안은 마스크를 사용하는 것이 좋고, 입원이 필요한 경우에는 비말 격리를 시행하게 됩니다.
독감의 경과는
매우 다양합니다.
대개 2~3일 정도 발열과 전신 증상이 동반되다가 호전됩니다. 약 1주 정도 지나면 대부분의 증상이 호전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기침은 수 주 간 지속될 수 있습니다. 합병증으로는 폐렴이 가장 흔합니다. 특히 소아나 만성 심폐 질환을 가진 노인, 면역 저하 환자 등은 폐렴이나 심장계 문제 등 다른 합병증이 생겨 사망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독감은 어떻게 진단되나요?
독감은 지역사회에 독감이 얼마나 유행하는지에 따라서 독감 유사 증상(influenza-like illness, 발열+기침 또는 인후통)이 있으면 임상적으로 진단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보통은 인후 도말 검체에서 신속 항원 검사, RT-PCR 검사, 바이러스 배양 검사를 통해 확진합니다.
치료약이 있는지요?
독감을 치유하기 위해서는 충분한 휴식과 수면 등 안정을 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합병증이 생길 위험이 큰 고위험군 환자는 가능하면 빨리 항바이러스제인 오셀타미비르(oseltamivir), 자나미비르(zanamivir) 등을 투여하는 것이 도움이 됩니다. 고위험군이 아니더라도 심한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조기에 항바이러스를 투여합니다.
이외에는 증상에 따라 여러 가지 대증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합병증이 생기면 합병증에 따른 치료를 합니다. 18세 이하 소아는 아스피린과 라이 증후군과의 관련성 때문에 아스피린 투여를 금지합니다.
감기가 심해지면 독감 아닌가요?
감기와 인플루엔자(독감)는 서로 전혀 다른 병이고, 감기가 심한 것이 인플루엔자(독감)인 것은 아닙니다.
감기의 경우에는 리노바이러스, 코로나바이러스 등 다양한 바이러스에 의해서 발생하는 급성 상기도염을 통칭합니다. 감기는 바이러스에 의해 코와 목 부분을 포함한 상부 호흡기계의 감염 증상으로 사람에게 나타나는 가장 흔한 급성질환 중 하나입니다. 재채기, 코막힘, 콧물, 인후통, 기침, 미열, 두통 및 근육통과 같은 증상이 나타납니다.
200여 개 이상의 서로 다른 종류의 바이러스가 감기를 일으키고, 그중 30~50%가 리노바이러스(Rhinovirus)이고 10~15%가 코로나바이러스(Coronavirus), 그다음 아데노나 파라인플루엔자 등도 있습니다.
감기는 특별한 치료 없이도 저절로 치유되고, 열나면 해열제, 기침하면 기침약 등 대증 치료를 원칙으로 합니다. 성인은 일 년에 2~4회, 소아는 6~10회 정도 감기에 걸립니다. 실내에서 생활하는 시간이 많은 가을과 겨울에 감기에 더 잘 걸리고 면역이 생기지 않으며, 백신을 만들 수도 없습니다.
이와 달리 독감은 인플루엔자 바이러스 하나가 원인입니다. 하지만 증상은 감기보다 더 심하게 나타납니다. 치료로 항바이러스제가 있고, 백신도 존재하지요.
표 1.
감기와 독감의 차이점
감기 | 독감 | |
시기 | 1년 내내 | 11월~4월(계절성) |
원인 | 여러 virus | influenza virus |
증상 | 서서히 시작되는 미열, 콧물, 기침, 인후통 등의 호흡기 증상 | 갑자기 시작 고열, 두통, 콧물, 기침, 인후통 등의 호흡기증상, 극심한 피로감, 근육통 관절통 오한 등 전신증상 |
경과 및 합병증 | 2-5일 후 자연치유 심하면 결막염 축농증 중이염 | 2-5일 후 자연치유 심한 경우 감기 합병증+폐렴, 천식동반, 사망 |
치료 | 대증치료 | 항바이러스제 복용 |
예방접종 | 없음 | 매년 10-11월 접종 권장 |
예방방법은 어떤 것이 있나요?
앞에서 말씀드린 대로 인플루엔자는 다행히 예방접종이 있고, 예방접종이 가장 중요한 독감의 예방 방법입니다. 인플루엔자는 변이가 흔하게 일어나는 바이러스로 해마다 세계 보건기구(WHO)에서 그해에 유행할 것으로 예상되는 바이러스 변이주를 공표하고, 그에 따라 매년 독감접종을 시행하게 되므로 매년 접종을 맞아야 합니다. 접종을 하면 60% 정도의 예방효과를 기대하고 있으며, 감염이 되더라도 중증화와 합병증의 발생을 줄일 수 있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0월에서 다음 해 4월 사이에 인플루엔자(독감)가 유행하고, 그중에서도 12월에서 다음 해 1월 사이에 인플루엔자(독감) 환자가 가장 많습니다. 그러므로 매년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전인 9~11월 중에 인플루엔자 백신을 접종하는 것을 권장합니다. 접종 후 예방 가능한 항체를 형성하는 데 약 2주 정도가 소요되기 때문입니다. 그렇지만 이 시기가 지났더라도 심지어 인플루엔자가 유행하기 시작했더라도 예방접종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인플루엔자 백신의 우선 접종 대상으로는 65세 이상 성인, 만성 폐 질환, 심장 질환, 당뇨병, 신장 질환, 만성 간 질환, 악성 종양 등 기저 질환이 있는 사람, 면역 기능 저하 환자, 아스피린을 복용 중인 6~18세 소아, 사회 복지 시설 및 요양원 등 집단 시설에서 치료나 요양 중인 사람, 임산부, 그리고 의료인이 있습니다. 그러나 젊은 사람에게 많이 발생하고, 최근 학교를 중심으로 유행이 많은 상태로, 6개월 이상의 모든 소아와 성인은 인플루엔자 예방 접종을 실시하는 것이 좋습니다.
그 외 알려진 예방법들
그 외 알려진 예방법들은 주로 개인위생과 손 위생, 호흡기 예절 관련된 것으로 다음과 같은 것들이 있습니다.
1. 손을 자주 씻고 손으로 눈이나 코, 입을 비비지 않기
2. 기침을 할 때는 손으로 가리지 말고 손수건이나 휴지 등으로 입을 가리기
3. 평소에 물을 많이 마시고 과로를 피하기
4. 신선한 야채와 과일 등 비타민이 풍부한 식품을 섭취하고 영양가 있게 골고루 잘 섭취하기
5. 유행시기에는 가급적 공공장소 방문을 자제하고 마스크를 착용하기
6. 다른 사람과 수건 등의 일상 용품을 함께 쓰지 않기
이상으로 오늘은 독감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았습니다. 적절한 예방접종과 빠른 진단 및 항바이러스제 사용이 중요하고, 독감은 감기와 다르다는 사실을 기억하셨으면 좋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