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은 소량이면 건강에 좋다”는 사실이 아니다
최신연구에서 알게 된 ‘술과 건강’의 관계
– 유감스럽게도 음주에 “적당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필자: 이쿠타 테츠, 과학 전문 기자
술과 건강은 어떤 관계가 있는가. 음주는 건강에 도움이 되는 작용도 있지만, 도움이 안 되는 면이 더 크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건강해질 적정량은 존재하지 않는다.
술을 섞어 마시는 것은 숙취와 상관없다
인류와 술의 교제는 길다. 고대부터이다. 술에 대해 여러 가지 설이 나돌고 있다. 예를 들어 술은 건강에 좋다든가, 나쁘다든가, 맥주를 먼저 마시고 그 다음에 와인을 마시면 숙취가 되지 않는다든가, 숙취에는 해장술이 효과적이다든가. 그래서 술에 관한 진실과 거짓을 검증해 나가기로 한다.
[신화 1] 와인과 맥주를 짬뽕으로 마시면 뒤끝이 안 좋거나 숙취가 된다
와인과 맥주를 짬뽕으로 마시면 두통, 메스꺼움, 어지럼증 등이 생겨 기분이 아프거나 숙취가 된다고 한다.
[과학적 검증 결과] 거짓이다.
술을 마시는 순서는 숙취에 영향을 미치지 않을 뿐만 아니라 숙취 정도에도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는 명확한 답변이 2019년 독일과 영국 공동팀에 의해 보고되었다(*1).
(*1)Köchling J et al. Grape or grain but never the twain? A randomized controlled multiarm matched-triplet crossover trial of beer and wine. Am J Clin Nutr. 2019. Feb 1, 345–352. PMID: 30753321
“술은 건강에 좋다”는 과학적으로 틀렸다
[신화 2] 약간의 음주는 전혀 마시지 않는 것보다 건강에 좋다
예로부터 적당한 음주가 건강에 좋다는 생각이 있다. 과연 그럴까
[과학적 검증 결과] 거짓이다.
지금도 술이 건강에 좋다는 주장이 TV나 신문 같은 오래된 매체뿐만 아니라 인터넷 같은 새로운 매체에서도 떠들썩하다.
레드와인이 수퍼푸드(Superfood)라고 칭하는 식품 목록에 올라 있는 것을 볼 수 있다. 포도 껍질에 포함된 레스베라트롤이라는 물질이 심장 건강에 좋다고 주장한다. 확실히, 한 잔의 레드 와인이 심장 건강에 효과적이라는 생각을 지지하는 많은 논문이 발표되어 왔다.
그렇다면 심장을 지키기 위해 레드와인을 마시기 시작할까? 그만두는 게 좋다. 만약 지금 당신이 음주하지 않았다면 더 나은 건강을 위해서라면 일부러 마시기 시작할 필요는 전혀 없다.
술은 마실수록 몸에 해롭다
지금까지는 음주에 건강 효과는 없더라도 약간의 음주라면 해롭지 않을 것으로 여겨져 왔다. 예를 들어 미국에서는 “더 나은 건강을 위해 술을 마시면 안 되지만 적당한 음주(여성은 하루 1잔, 남성은 하루 2잔까지)라면 해가 되지 않거나 유익할 수 있다”는 주장이 제기돼 왔다.
이는 미국인을 위한 다이어트 가이드라인에 명기되어 〈미국심장협회〉나 〈미국암학회〉와 같은 미국을 대표하는 권위 있는 학회도 지지를 표명해 온 것이다. 이 주장들은 옳은가?
2018년, 이러한 주장을 정면으로 부정하는 연구 결과가 『랜싯(Lancet)』이라는 초일류 의학 잡지에 발표되었다(*2). 결론은, 건강에 좋은 알코올 섭취량이라고 하는 것은 존재하지 않는다, 즉, 알코올은 섭취량에 관계없이 유해하다.
(*2)GBD 2016 Alcohol Collaborators, Alcohol use and burden for 195 countries and territories, 1990–2016: a systematic analysis for the Global Burden of Disease Study 2016. Lancet, 2018 Sep 22; 392(10152) P1015–1035, September 22, 2018. PMID: 30146330
음주에 건강 효과가 있다는 주장을 완전히 부정하고 음주는 유해하다고 주장하는 것이다. 게다가 이 논문의 신뢰성은 매우 높다. 그 이유를 다음에 기술한다. 이 논문은 워싱턴대 의대 에마뉘엘라 가키도 교수 그룹이 중심이 돼 알코올이 세계에 미치는 영향을 조사한 결과를 정리한 것이다.
음주에도 이점은 있지만 단점이 더 크다
이 조사에서는 1990~2016년에 발표된 195개국의 데이터가 게재된 600여 개의 치험 논문을 모아 분석했다. 이와 같이 복수의 치험 데이터를 모아 분석하는 것을 「메타 분석」이라고 부르고 있다.메타분석의 신뢰성은 높기 때문에 발표된 논문의 신뢰성도 높고 평가가 높은 학술잡지에 게재되는 경우가 많다.
이 논문이 실린 〈랜싯(Lancet)〉은 초일류 의학잡지다. 이 논문의 핵심은 이렇다. 적당한 음주는 심장을 아주 약간 보호할 수 있지만, 이 이익을 상쇄하는 암이나 기타 질병을 일으킬 위험을 현격히 높인다는 것을 발견했기 때문에 알코올은 섭취량에 관계없이 유해하다는 점과 더불어 정부기관에 알코올 음료 소비에 관한 가이드라인을 개정하도록 제안하고 있다.
이 결론은 음주를 적당히 즐긴다고 생각하는 사람들(중간 정도의 음주자)에게 놀라움이며 이들을 낙담시키는 것이다.
앞서 이야기한 대로 공중보건 전문가들은 오랜 기간 적당한 음주는 해가 되지 않거나 유익할 수 있다고 주장해왔기 때문이다.
이 논문은 2016년 전 세계 남성 39%, 여성 25%가 일상적으로 음주한 점, 알코올이 280만 명에게 죽음을 초래한 점, 알코올은 조기 사망의 일곱 번째 원인이며, 전체 남성 죽음의 6.8%, 전체 여성 죽음의 2.2%는 알코올에 의한 것임을 밝혔다.
하루 2잔에 7%, 5잔에 37% 건강위험 높아져
게다가 음주량이 증가함에 따라 건강위험은 정비례로 증가하므로 음주량과 건강위험 사이에는 인과관계가 성립된다. 즉 음주가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다.그렇다면 음주는 얼마나 건강을 해치는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하루에 1잔 마시는 사람은 암 당뇨병 등 알코올과 관련된 23가지 건강문제 위험이 0.5%포인트 높아진다. 불과 0.5%. 이 수준의 음주량이라면 위험 상승은 매우 작다. 이 연구에 따르면 10만 명당 증가하는 사망자는 4명에 불과하다. 별것 아니다.
하지만 하루 2잔 마시는 사람은 전혀 마시지 않는 사람에 비해 건강 위험이 7%나 상승한다. 그리고 하루 5잔 마시면 건강 위험은 37%나 상승한다. 이렇게 되면 큰일이 난다.
지금까지의 연구에서 밝혀진 것은 다음과 같다.
(a)알코올은 건강에 마이너스다. 그러니까 안 마시는 게 최선.
(b)당신이 지금까지 음주하고 있지 않았다면, 더 나은 건강을 위해서라며 마시기 시작할 필요는 없다.
(c)당신이 이미 음주하고 있다면, 적당량을 초과해서 마시면 안 된다.
건강을 생각한다면 술을 마시지 않는 것이 최선이지만, 교제도 해야 하고, 전혀 마시지 않는 것은 괴롭다면 적당량을 마시도록 하겠다. 적당량은 하루 1잔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