언제 자고 언제 일어나느냐에 따라 아침형(종달새형) 인간과 저녁형(올빼미족) 인간으로 구별할 수 있다. 어떤 시간대에 생활을 하는 것이 건강에 더 좋을까. 최근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에 비해 조기 사망할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핀란드 헬싱키 대학교(University of Helsinki) 공중보건부 크리스터 허블린(Christer Hublin) 교수팀은 1981년부터 2018년까지 약 2만 4,000쌍의 쌍둥이를 대상으로 아침형 인간과 저녁형 인간의 생활 패턴 차이가 건강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분석했다.
참가자 중 △약 29%는 아침형 인간(6,769명) △약 28%는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어느 정도 아침형 인간(6,354명) △약 33%는 아침에 늦게 일어나는 어느 정도 저녁형 인간(7,591명) △약 10%는 완전한 저녁형(2,262명)인 것으로 구분됐다. 참가자 중 8,728명이 2018년까지 숨졌다.
연구 결과,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에 비해 모든 원인으로 일찍 숨질 위험이 약 9%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사실 저녁형 인간이 아침형 인간보다 조기 사망 위험이 높다는 연구는 기존에도 나온 적이 있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와 영국 서리 대학교(University of Surrey) 공동 연구팀에 의하면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 인간보다 사망률이 10%가량 높다. 영국 바이오뱅크(UK Biobank)에 등록된 영국인 43만여 명의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이같이 나타났다.
국내 연구진도 유사한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고려대학교 연구팀에 의하면 저녁형 인간은 아침형 인간에 비해 당뇨병, 대사증후군, 근감소증의 위험이 각각 1.7배, 1.7배. 3.2배 증가하는 것으로 밝혀졌다. 특히, 저녁형 남성은 아침형 남성에 비해 당뇨병의 위험이 약 3배 증가했다. 어떠한 요인이 작용하는 걸까.
핀란드 연구진, “저녁형 인간의 조기 사망 위험은 흡연과 음주 때문”
조기 사망 위험의 주요 원인은 흡연 및 음주인 것으로 분석됐다. 음주로 인한 사망 원인에는 알코올 중독 외에 관련 질병도 포함됐다.
아침형, 저녁형 등 유형 자체는 사망률에 거의 또는 전혀 영향을 주지 않는 것으로 드러났다. 이는 담배를 피우지 않고 가벼운 음주를 즐기는 저녁형 인간의 조기 사망 위험이 높지 않다는 사실로 뒷받침 됐다.
핀란드 연구진은 “저녁형 인간이 밤늦게까지 잠들지 않는 것은 수명에 아무런 영향도 미치지 않았다”며, “이는 술과 담배 때문일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본 연구 결과는 ‘국제 시간생물학회지(Chronobiology International)’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