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70∼80년 정도를 산다면
무려 8만∼9만 가지 음식을,
30∼60톤 가까이 먹게 된다.
실로 엄청난 양의 음식이
우리의 위장관을 통해
끊임없이 우리 몸에 에너지를 제공하게 된다.
이렇게 많은 음식을 먹다 보면
건강을 해치는 음식을 먹을 때도 많다.
특히 자신도 모르게
장을 망가뜨리는 음식도 있다.
이럴 경우
건강에 적신호가 켜질 수 있다.
그렇다면 궁금하다.
장 건강을
해치는 음식은?
장에 좋지 않은 음식을 먹어서
소화와 배설, 영양공급을 담당하는
장에 문제가 생기면
곧장 건강에 적신호가 켜진다.
우리 건강과 떼려야 뗄 수 없는 것이
장내세균 숲이다.
장 속 세균들이 만들어내는
작은 우주인
장내세균 숲의 균형이 깨지면
면역력은 물론,
우리 건강 전체가 위태로워진다.
장내세균 숲은
우리 몸의 면역세포 70%가 모여
있을 뿐 아니라
사람의 장 점막에는
무려 100조 마리가 넘는
장내세균이 분포한다.
그 종류만 해도 400~500가지나 되며,
세균들의 총량은 무려 1~1.5㎏에 달한다.
균형을 이룬
장내세균 숲과 튼튼한 장 점막은
외부 공기나 음식물에 섞여 들어온 각종 세균,
바이러스, 환경호르몬, 중금속 등이
몸으로 들어오지 못하게 막는 역할을 한다.
그런데 나쁜 음식으로
장내세균 숲의 균형이 깨지고
장 점막이 손상되면
장벽을 통해 외부침입자들이 파고들면서
우리 건강도 서서히 무너진다.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는 음식과 관련해
우리가 기억해야 할 것은 다음과 같다.
첫째, 우리가 평소 장에 좋은 음식이라 착각하고 먹는 음식 가운데 장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 의외로 많다는 점이다. |
사람마다 체질이 달라서
다른 사람들에게는
문제를 일으키지 않는 음식이라도
내게는 나쁜 결과를 초래할 수 있다.
가령, 우유를 먹어도
전혀 건강에 문제가 생기지 않는 사람도 있지만,
우유를 먹으면 문제가 생기는 사람도 있다.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은
우유를 마셨을 때
소장에서 우유를 분해하는 효소인
락타아제가 없기 때문에
유당이 분해되지 않는다.
그러면 소화되지 않은 유당이
대장에 사는 박테리아를 만나 발효되면서
설사나 복통 같은 증상을 일으킨다.
장 건강을 해치는 음식이 될 수 있다.
둘째, 장에 나쁜 음식으로 알레르기 유발 음식이 있다. |
이는
알레르기 검사(MAST)를 통해
금방 알 수 있다.
알레르기 음식은
어떤 사람에게는
치명적인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가령
갑각류 알레르기가 있는 사람이
실수로 갑각류 음식을 먹으면
질식사를 일으키는 아나필락시스 같은
급성 쇼크를 초래할 수도 있다.
그런데
꼭 알레르기 검사를 받아야만
찾아낼 수 있는 것은 아니다.
의심이 가는 음식들을
면밀하게 관찰하면서
얼마든지 알레르기 음식을 찾아낼 수 있다.
음식 알레르기는 의심 음식을 섭취한 후
2일에서 길게는 4일까지
반응이 나타날 수 있으니
느긋하게 관찰하는 것이 원칙이다.
만약
알레르기 음식으로 의심되는 음식이 있다면
다음과 같이 체크해 보자.
알레르기 음식
의심 체크
▶ 해당 음식의 냄새를
천천히 맡아보기 바란다.
재채기나 콧물, 코 막힘 등이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음식으로 의심할 수 있다.
5분이나 10분 후에 증상이 나타날 수도 있으니
조금 기다려보기 바란다.
다음 날에도 냄새를 맡아보았을 때
같은 반응이 나타난다면
알레르기 음식임에 틀림없다.
반응이 없다면
다음 단계로 넘어가면 된다.
▶ 음식을 입술에 대보고
가려움이나 부종, 빨개짐 증상이
생기는지 살펴본다.
10분 정도 기다려보면 확인할 수 있다.
다음 날에도 같은 실험에서
증상이 나타났다면
알레르기 음식일 가능성이 크다.
▶ 음식을 입안에 넣고 씹은 후
5분 정도 머금었다가
뱉는 방법을 써본다.
뱉은 후 10분 내로
입천장이 가렵거나 화끈거린다면
알레르기 반응이 있는 것이다.
▶ 구강 반응 실험도 괜찮았다면
다음에는 음식을 조금 먹어보기 바란다.
음식을 섭취해서 알아보는 실험을 할 때는
물 이외에는 다른 음식을 먹지 말아야 한다.
알레르기 음식이 맞다면
다음 날 설사나 복통, 두드러기,
콧물과 코 막힘 등의 증상이 나타날 것이다.
때로 증상이 약할 수도 있으니
최대 4개월 정도 시간을 두고
4일에 한 번씩 경과를 살펴보기 바란다.
이런 결과들을 노트에 기록하면서
자신만의 알레르기 음식 리스트를
작성해보기 바란다.
알레르기 음식을
꼼꼼히 판별해야 하는 이유는
많은 사람이 자신도 모르게
알레르기 음식을 계속 섭취해
장 점막이 손상되고,
장누수증후군까지 겪기 때문이다.
만약
알레르기 증상이 나타났다면
자신의 장 역시 상당한 자극을 받을 것이고,
장기간 해당 음식을 먹는다면
장 점막이 손상될 수 있다.
가장 흔한 알레르기 음식으로는
달걀, 우유, 땅콩, 밀 등이 있다.
이런 음식들부터
차례대로 알레르기 음식인지
판단해보아야 한다.
더 범위를 넓히면
각종 밀가루 음식들,
튀김요리, 패스트푸드, 인스턴트식품,
항생제, 술, 담배, 커피, 설탕, 과당,
트랜스지방, 동물성 단백질, 정제탄수화물,
당독소(AGEs ; Advanced Glycation End product) 등이
주요 체크 대상이다.
여기서 말하는 당독소는
최종당화산물을 가리킨다.
최종당화산물은
단백질의 당화작용으로 만들어지는 물질인데,
굽거나 튀기는 음식에서 만들어진다.
즉 단백질과 당이 결합하면
당독소가 만들어지는 것이다.
당독소는
각종 과자, 사탕, 빙과류,
양념류 등의 가공식품에
액상과당과 아스파탐, 설탕 등이
다량 첨가되면서 만들어진다.
노릇노릇하게 구운 고기와 빵,
과자 등에서 볼 수 있는
음식의 갈변 현상과
감미로운 풍미가 생기게 하는
‘마이야르 반응’에 의해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즉,
식품을 120도 이상의 고온,
건조한 상태에서 조리할 때
당독소가 발생하는 것이다.
당독소는
체내 혈액이나 조직에 축적되어
염증 반응을 일으키고
심혈관 질환, 당뇨, 암과 같은
만성질환을 유발하는 물질로 알려져 있다.
셋째, 어떤 음식들은 장벽을 자극해 장 점막을 손상시키고, 염증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
즉각적으로, 단기간 내
눈에 띄는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더라도
서서히 누적되어
장 건강을 해치는 음식으로
‘포드맵(FODMAP) 음식’이 있다.
포드맵 음식은
최근에서야 연구 결과를 통해
알려지기 시작했다.
만약
장이 상대적으로
약하다고 느끼는 사람이라면
포드맵 음식을 한 번쯤
의심해보아야 한다.
‘포드맵’이란?
식이 탄수화물의 일종으로,
장에서 잘 흡수되지 않고
남아서 발효되는
▶올리고당(프럭탄, 갈락탄)
▶이당류(유당)
▶단당류(과당)
▶폴리올(당알코올)을 가리킨다.
즉, 포드맵은
이를 가리키는
Fermentable(발효당),
Oligosaccharide(올리고당),
Disaccharides(이당류),
Monosaccharides(단당류),
And,
Polyols(당알코올)의
앞 글자를 따 만든 말이다.
프럭탄이 함유된 식품에는
잡곡, 호밀, 보리가 있으며,
갈락탄은 여러 가지 콩류에 함유되어 있다.
유당은
대부분의 유제품에 함유되어 있으며,
특히, 앞서 말한
유당불내증 환자에게
설사, 복통을 유발한다
.
과당은 주로
과일주스, 콜라, 사이다와 같은
탄산음료나 꿀, 시럽에 들어있다.
폴리올은
일명 당알코올이라 불리는데,
자일리톨, 만니톨, 락티톨과 같은 인공감미료,
일부 과일과 채소에 포함되어 있다.
포드맵 성분은
소장에서 흡수되지 않고
대부분 대장으로 이동해
삼투압 작용을 일으켜
장으로 물을 끌어당겨서
장운동을 방해하고,
대장 세균에 의해 빠르게 발효되면서
다량의 가스를 만들어낸다.
그 결과
과민성 대장증후군을 일으켜
설사, 복통, 복부팽만감 등의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
장기적으로
포드맵 식사를 방치했을 때
장 점막이 손상되고
장벽 조직이 느슨해지는
장누수증후군이나 크론병과 같은
염증성 장 질환을 앓을 수 있다.
포드맵 음식들 가운데는
우리가 흔히
건강한 음식으로 생각하는 음식들도
무척 많기 때문에 자신도 모르게
포드맵 음식으로 인한
장 손상을 장기간 방치하고 있을 수 있다.
포드맵 식사와 반대되는 것이
‘저 포드맵(Low FODMAPs) 식사’이다.
달리 말해
포드맵 음식에 대한
불내성이 있는 사람들에게는
장을 지키는 음식,
장을 보호하는 음식이라고 할 수 있다.
<아래 표 참고>
| 무포드맵 | 저포드맵 | 고포드맵 |
곡물 | 현미 | 백미, 찹쌀, 쌀가루, 귀리(오트밀),퀴아노, 옥수수빵, 글루텐프리빵,사워도우빵, 메밀가루, 옥수수가루/전분, 감자전분, 쌀면, 두부, 글루텐프리 파스타, 차전자피, 타피오카 | 밀가루 음식 |
견과류 | – | 브라질넛, 밤, 마카다미아넛,땅콩, 피칸, 잣, 치아씨드,햄프씨드, 깨, 호두 | 완두콩, 강낭콩, 검은콩,캐슈넛, 병아리콩, 녹두,피스타치오, 아몬드 |
채소 | 시금치, 큰 토마토,단호박, 감자, 빨간피망,파 초록부분, 부추,오이, 당근 | 죽순, 청경채, 고수, 청고추, 호박,파프리카, 케일, 할라피뇨, 피클, 상추,올리브, 고구마, 방울토마토, 콩나물,숙주, 셀러리, 가지, 애호박, 무, 토란 | 마늘, 양파, 버섯, 파 흰 부분,브로콜리, 콜리플라워, 치커리,양배추, 비트, 우엉, 아스파라거스 |
과일 | 귤, 오렌지,딸기, 포도,용과, 파파야 | 블루베리, 키위, 자몽, 레몬,메론, 참외, 라임, 라즈베리,패션후르츠 | 사과, 살구, 아보카도,익은 바나나, 블랙베리, 체리,건 크랜베리, 대추, 무화과,망고, 복숭아, 배, 자두, 석류,건포도, 수박, 말린 과일류 |
육류/해산물 | 닭고기, 소고기, 베이컨,양고기, 달걀, 새우, 연어,참치, 김, 미역(돼지고기는 몸이 찬사람에게는 비추천) | 조개류, 생선,해산물(날것보다는 익힌) | – |
오일 | 올리브유,코코넛오일,해바라기씨유,마요네즈, 버터,참기름 | 고춧가루, 간장, 케첩, 식초,강황가루, 고추냉이, 계피가루,머스타드, 바베큐소스, 굴소스,오레가노오일, 땅콩버터,로즈메리, 파슬리, 바질 | – |
유제품 | 락토프리 우유,락토프리 요거트 | 치즈(까망베르, 체다, 페다, 스위스,파마산, 브리, 모짜렐라), 아몬드우유,쌀우유, 코코넛요거트, 그릭요거트,휘핑크림 | 일반 우유, 요거트 아이스크림,치즈(리코타, 크림치즈),요구르트 |
당류/첨가물 | – | 백설탕, 흑설탕, 메이플시럽, 옥수수칩,감자칩, 쌀과자, 팝콘, 프레첼,다크초콜릿(카카오 85% 이상) | 액상과당, 꿀, 옥수수시럽,올리고당, 자일리톨,소르비톨 |
음료 | – | 페퍼민트티, 저포드맵 과일주스,코코아파우더, 디카페인 블랙커리,연한 홍차, 연한 민들레차,연한 녹차, 와인, 맥주 | 고포드맵 과일주스,오렌지주스, 밀크커피,캐모마일티, 우롱차,탄산음료 |
▲ 고 포드맵 음식에 평소 건강식으로 알려진 콩 종류와 과일, 버섯 등이 포함되는데 ,먹고 나서 불편감이 없는 경우에는 편하게 먹어도 되지만, 먹으면 복통, 설사, 복부 팽만감 등의 과민성 대장증후군 증상이 있는 경우에는 적게 먹거나 먹지 않는 것이 좋다.
저 포드맵 식사법은
고 포드맵 식사를 했을 때
장이 아픈 사람들이
포드맵 함유 식품은 피하고,
포드맵이 적은 식품들로
장을 회복하기 위해 고안된 식사법이다.
장 관련 증상으로 고생하는 분이라면
위 <표 >를 잘 참고해서
자신의 식단에 반영해보기 바란다.
단, 명심해야 할 것은
고 포드맵 음식이
대부분의 사람에게는
건강에 이득이 되는 음식이므로
고 포드맵 음식을 먹었을 때
설사, 복통, 복부팽만감 등의 증상이 나타나는,
이른바 고 포드맵 음식 불내성이 있는
일부의 사람들만 주의하면 되고
대다수의 사람들은
편하게 섭취해도 된다는 점이다.
이외에도
장 건강을 해치는 음식들은 많다.
당연히 술과 담배는 가장 해로운 음식이다.
둘 다 대장암 발병을 현저하게 높인다.
또
지나치게 많은
정제 탄수화물(밀가루, 흰쌀) 섭취,
너무 많은 과일과 빵 섭취는
캔디다 균을 증식시켜
장 건강을 해칠 수 있다.
또, 카페인 역시
상당수 사람에게
장 점막 손상을
가져오는 것으로 밝혀졌다.
카페인 해독과
대사 능력이 뛰어난 사람도 있지만,
카페인 때문에
쉽게 장이 손상되는 사람도 있기 때문에
한 번쯤 식단 조절을 통해
살펴볼 필요가 있다.
그밖에도
탄산음료, 이온음료,
말리거나 통조림으로 가공된 과일,
글루텐 함유 음식, 각종 식품첨가물 등도
장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음식은 아니지만
각종 소염진통제, 제산제나
위산분비 억제제와 같은 약물들 역시
장 건강을 해칠 가능성이 큰 것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