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과학자 조언, “인생 편하게 살고 싶다면 ‘이것’ 끊으세요”

MBTI: 심리유형론을 바탕으로 한 자기보고식 16가지 성격유형지표

한참 MBTI 열풍이 불었습니다. 사람들이 왜 이토록 MBTI에 끌렸을까요? 이유는 여러가지겠지만,  “나를 한 가지로 정의하고 싶은 마음”이 있었다고 생각됩니다.

MBTI 16가지 성격유형

남에게 보이는 나, 직장에 있을 때의 나, 친구들과 있을 때의 나, 혼자 있을 때의 나, 좋아하는 것에 몰입할 때의 나…. ‘나’는 한 명이지만 내가 보고 느끼는 나의 모습은 다양합니다. 이런 다채로운 ‘나’의 모습은 때로는 일상의 활력을 주지만, 때로는 고민을 만듭니다. ‘무엇이 진짜 나지? 나라는 사람은 누구지?’ 혼란스러워지지요. MBTI는 이런 고민하는 이들에게 한 가지 이정표가 될 수 있습니다.

하지만 “MBTI 과몰입 금지”라는 말이 종종 보입니다. ‘나’를 또 다시 성격유형 중 하나로 고정해서 하나로만 바라보는 태도를 조심하자는 의미입니다.  뇌과학에서는 한발 더 나아가, 이렇게 말합니다.
‘나’라는 것은 착각에 불과하다.

뇌과학자가 말한다: “고정된 ‘나’는 없다”

‘나는 누구이며, 무엇으로서 존재한다’는 감각, 곧 ‘자아’에 관하여 뇌과학은 오랫동안 탐구해왔습니다. ‘자아’는 뇌의 다양한 기관과 연결됩니다. 연구에 따르면 섬엽피질, 측두정엽, 내측 전전두엽피질 등이 자아와 보다 중요하게 연관된 기관입니다.

어릴 적부터 만들어지는 기억, 우리 몸에 축적되는 일련의 활동들(예를 들어, 신발 신기 등 반복으로 학습한 활동), 현실에서 느끼는 생생한 감정 등도 ‘자아’와 밀접한 관련이 있습니다. 예를 들어 알츠하이머병으로 10대~30대에 만들어지는 ‘자아’에 관한 ‘핵심기억’을 상실할 경우, 전과 전혀 다른 사람처럼 변합니다.

동시에 ‘자아’를 구성하고 유지하는 고정된 신체기관은 없습니다. 뇌에서 ‘자아’라는 별도의 분류로 인지정보가 저장된다는 증거도 없습니다. 쉽게 말하면, 뇌는 ‘자아’라는 것을 따로 만들어내지 않습니다. ‘자아’란 다만 몸과 기억, 의식과 정서 등을 효과적으로 운용하기 위해 만들어지는 일련의 신경 프로세스의 결과물일 뿐이지요. 따라서 ‘고정된 나’는 환상에 불과한 셈입니다.

우리에게 남은 마지막 난제, 자아

오늘날 대체적으로 신경과학과 뇌과학은 ‘자아는 허구’라는 입장에 동의합니다. 그럼에도 ‘자아’는 우리에게 여전히 중요한 기능입니다. 진화적으로 ‘자아’는 인간의 인지와 경험을 효율적으로 통합하고 생존력을 키우기 위해 등장했습니다. 자아는 우리가 한 사람의 인간이라는 감각, 나를 나로 만드는 감각에서 필수적입니다.

사회에서도 ‘자아’에 대한 논의는 앞으로 점점 더 중요해질 것입니다. 번뇌와 욕심을 덜어내는 ‘무아’, 나를 잊음으로써 오히려 나에게 집중하는 ‘몰입’이나 ‘마음챙김’ 모두 ‘자아’와 연결됩니다. AI의 등장으로 ‘자아’는 더욱 중요한 논점으로 떠올랐습니다.

별 말썽 없이 몸 안에 머물며 자아와 친밀하게 연결되어 있었다면, 아마 우리가 가진 것들의 가치를 느끼지 못할 것입니다. ‘자아’의 형성과 구성 원리는 아직까지도 신경과학적 난제입니다. ‘자아’가 허구임에도 여전히 우리가 ‘자아’에 주목하는 이유는, 역설적으로 ‘나’의 가치를 우리가 본능적으로 알고 있기 때문일지 모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