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인 ADHD 증상 및 진단 과정은?


Q1 이런 내 모습 ADHD일까?

ADHD 증상은 크게 세 가지가 있습니다. 첫 번째는 과잉행동입니다. 몸을 과하게 움직이고 설치는 것을 말하고요. 두 번째로 충동성은 욱하고 화를 내는 것보다는 내가 하고 싶은 것은 꼭 해야 되고, 하고 싶은 것은 잘하는데 하기 싫은 것은 굉장히 못하고 집중력을 유지하지 못하는 것들을 ADHD에서 나타나는 충동성이라고 얘기할 수가 있겠습니다. 세 번째로 주의 산만함, 아마 이 증상을 가장 많이 겪으실 거라고 생각을 하고요. 이런 증상들이 어린 시절부터 꽤 긴 기간 동안 유지되고 일상생활에 지장이 많을 때 ADHD라는 진단을 내립니다.

<심슨가족>이라는 애니메이션 보신 적 있을 거예요. 눈에 띄는 캐릭터가 하나 있죠. 바로 바트 심슨인데요. 바트 심슨처럼 아이의 경우에는 교실에서 막 돌아다니거나 잦은 충돌을 일으키고 선생님한테 갑자기 이유 없이 손을 번쩍 들어서 자기가 하고 싶은 말을 하거나 질문을 하고, 뭔가 해 달라고 떼쓰고 안 하면 난리가 나고 이런 캐릭터를 가진 아이를 ADHD라고 볼 수가 있을 것 같고요.

성인의 경우는 조금 더 복잡한데요. 굉장히 산만하고, 생각이 많고, 여러 방면에서 충동적이고, 업무 실수가 너무 잦고, 집중력이 떨어지고, 힘들고 그래서 다른 생각을 자주 하면서 이런 엉뚱한 생각과 엉뚱한 행동들이 두드러지게 나타나는 그런 캐릭터가 있다면 ADHD로 진단할 수가 있습니다.

예전에는 국내에서 아이들 위주로 진단을 많이 했었거든요. 2016년부터 성인에게도 보험이 되기 시작하면서 성인 ADHD라는 병이 있을 수 있다는 인식이 널리 퍼지기 시작했고, 지금은 생각보다 빠르게 그 수가 증가하고 있습니다. 새로운 병이 생겼다기보다는 방송이나 이런 것들을 통해서 사람들의 인식이 널리 퍼지게 되면서 내가 ADHD라는 걸 알게 되고, 그런 인식을 바탕으로 병원에 찾아오시게 되는 거죠.
 



Q2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ADHD일까?

ADHD를 겪고 있는 유명한 스타들이 많은데요. 올림픽에서 금메달을 많이 딴 수영 선수 마이클 펠프스, 국내에서는 기안84님이 고백하신 바 있습니다. 국내 3% 유병률을 가진다고 알려져 있고요. 백 명 중에 세 명 정도는 이런 기질이 있거나 이런 진단을 받을 만하다는 얘기가 되겠죠. 
 


Q3 ADHD 진단 과정은?

성인 ADHD를 진단하는 것은 생각보다 굉장히 복잡합니다. 병원에 처음 오시는 분들은 자가 진단을 통해서 오신 분들이 꽤 많거든요. 제가 여기서 자가 검사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ASRS라는 검사고요, 이 중에 일부를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1. 일을 거의 다 끝냈는데 마무리하기가 힘들다.

2. 일을 자주 미룬다.

3. 순서대로 일하기가 힘들다.

4. 약속을 자주 깜빡깜빡한다.

5. 한 번 꽂히면 멈출 수 없이 마치 모터가 달린 것처럼 활동한다. 자려고 하는데 갑자기 뭔가 검색해야 될 게 떠오르면 밤새도록 계속 검색을 한다든지 한 번 꽂히면 어디 나가지도 않고 그것만 연달아 한다든지 한다.

6. 손과 발을 나도 모르게 계속해서 꼼지락꼼지락한다. 
 

이 여섯 가지 증상들 중에서 꽤 많은 부분이 해당되신다면 여러 가지 가능성을 염두에 두고 한번 진단을 받아 보시기를 권해 드리겠습니다.



결론적으로는 의사의 임상적 면담을 통한 평가가 가장 중요합니다. 성인기에 ADHD가 갑자기 나타나는 경우는 거의 없습니다. 어릴 때부터 생겼던 집중력 결핍이나 충동성 등의 문제가 성인기가 되어도 낫지 않아서 성인기까지 넘어간 경우가 성인 ADHD라고 보거든요. 유년기 시절, 특히 12세 이전에 경험을 보통 물어보는데요. 

유년기 시절에 이런 증상들이 전혀 없었던 사람이라면 보통 ADHD로 진단하지는 않습니다. ADHD 자체가 어린 시절 뇌에 불균형이 있는 상태라고 아주 간단하게 이해하시면 되는데요, 특히 전두엽이나 기저핵 같은 뇌의 일정 부분들이 아직은 성장이 더디거나 균형을 맞추지 못한 상태입니다.

당연히 아이는 뇌 전체가 골고루 발달된 건 아니고 뇌 부위마다 발달하는 속도가 다르거든요. 그래서 어린 시절에 ADHD가 진단된다 하더라도 점차 성장하게 되면서 뇌가 성숙해지겠죠. 그럼 (뇌의) 균형이 생기게 되면 ADHD가 더 이상 진단되지 않거나 더 이상 문제없이 살아가는 경우가 생각보다 많아요. 

하지만 여전히 불균형이 남은 채로 성인으로 넘어가는 경우도 있거든요. 그런 경우가 보통 진단하는 성인 ADHD의 대다수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60~70% 정도는 경한 증상이든 중한 증상이든 성인기로 넘어간다고 알려져 있습니다.
 

그다음에 가족력을 살핍니다. 제가 항상 중요하게 여쭤 보는 질문 중에 하나가 가족 중에 혹시 좀 비슷한 분이 있냐, ADHD 진단받은 분 있냐고 여쭤 보면은 진단받은 분은 “없어요.”라고 대답하거든요. 그런데 그다음 보통 말씀하시는 게 “근데 저만큼 산만한 사람은 굉장히 많아요.”라고 하세요. 형제 자매 중에서 굉장히 산만하거나, 아니면 아버지가 충동적이거나 음주도 많이 하시고 말도 중언부언하고 대인관계 문제도 있고 이런 분이거나, 어머니가 그러하거나 이런 가족력이 있다면 성인 ADHD 진단 가능성이 더 높아지게 되겠죠.

증상이 있는 것도 중요하지만, 증상이 얼마나 오랫동안 있었는가도 중요하거든요. 단순히 일시적인 집중력 저하라면 대개는 컨디션 회복이나 스트레스 관리를 통해서 좋아질 수 있을 거라고 생각이 들고, 지속되는 긴 기간 동안에 집중력 저하라든지 충동성 문제, 과잉 행동 문제가 계속 내 삶에서 나타나면서 삶의 지장을 준다면 ADHD로 진단할 수가 있겠죠. 

그다음에 일상에 얼마나 지장이 있는가를 살핍니다. 병이냐, 병이 아니냐를 나누는 가장 중요한 기준은 바로 기능입니다. 대인관계 영역, 직업적 영역, 내 기능이 이런 증상들 때문에 많이 저하되어 있는 것 같다고 얘기할 수 있다면, 최종적으로 성인 ADHD로 진단할 수 있겠죠.

병원에 따라서 보조적 수단으로서 종합심리검사나 CAT(Comprehensive Attention Test : 종합주의력검사)라고 부르는데요, 이런 검사를 하고 또 뇌파 검사 등을 함께 활용하기도 합니다. 실제 집중력이나 실행 능력의 기능뿐만 아니고 기본적으로 내가 가지고 있는 지능이라든지 아니면 정서적인 문제를 함께 평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됩니다. 보조적인 수단이기 때문에 반드시 필요한 것은 아니고요. 하지만 진단하고 치료해 나가는 데 있어서 충분한 정보를 주기 때문에 필요에 따라서 함께 시행하기도 합니다. 
 

보통 성인의 경우에 “집중력이 떨어졌어요.”라고 병원에 찾아오는 경우가 꽤 많습니다. 혹시 ‘내가 ADHD라면 약을 먹어서 빨리 집중력이 좋아져서 업무를 잘해야 되겠다.’, ‘공부를 잘해야 되겠다.’라고 생각하면서 병원에 찾아와서 “약 주세요.” 하시는 것이죠.

그런데 성인의 인지 기능이 떨어지고, 집중력이 떨어지는 가장 중요한 원인은 바로 ADHD가 아니라 우울증이나 불안장애 같은 정서적 문제입니다. 심한 불안과 심한 우울이 있을 때는 쉽게 말해서 머리가 삐걱거리면서 잘 돌아가지 않거든요. 여러분들께서 단순히 집중력이 떨어졌다고 해서 병원에 바로 방문해서 약을 먹는 것보다는 충분한 평가와 감별을 통해서 내가 현재 어떤 상태인지 ADHD인지 아닌지, 그리고 ADHD와 더불어서 내가 가지고 있는 병이 함께 있는지 없는지를 잘 감별해야지만 적절한 치료를 할 수 있습니다. 

단순히 ‘ADHD 약을 먹고 집중력이 좋아지면 다 좋아질 거야.’가 아니고 상당히 복잡한 병이거든요. 집중력이 좋아지고 충동성이 좋아진다고 해서 관련된 여러 가지 대인 관계 기술이라든지 정서적 문제가 한꺼번에 나아지는 것은 아니기 때문에 이런 것들은 함께 고민하면서 치료자와 함께 상담도 잘 해 가면서 여러 가지 문제행동을 수정해 가면서 치료해 나가는 것이 ADHD에 있어서 가장 중요한 부분이라고 생각하시면 좋겠습니다. 빨리 좋아지자, 빨리 나아 버리자라는 생각보다는 먼저 정확히 내가 먼저 나를 알아야 되겠다는 생각으로 병원을 방문해 주셨으면 하는 생각이 듭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