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은 왜 ‘치매의 적’일까?

중등에서 심각한 정도의 난청은 삶에 지장을 줄 뿐만 아니라 치매에 걸릴 가능성을 높인다. 새로운 연구에 의하면 청력 손실이 치매 위험을 높이는 데 보청기를 사용하면 치매의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미국 하버드헬스퍼블리싱은 난청과 치매에 대한 최신 연구를 소개하면서 청력 검사의 중요성과 청력 손실 예방법을 다뤘다. 이에 따르면 12세 이상 미국인 중 약 23%가 청각 장애를 가지고 있다. 대부분은 가벼운 난청이지만 80세 이상의 사람들의 경우 중등에서 심각한 정도가 더 많다.

청력의 객관적 측정을 바탕으로 한 대규모 연구

새로운 연구는 메디케어(65세 이상 건강보험) 수혜자들을 추적하는 전미 건강 및 노화 경향 연구의 성인 표본에 초점을 맞췄다. 참여자들은 70세 이상이었다. 이들 중 약 33%가 정상 청력, 37%가 경도 난청, 30%가 중등에서 중증 난청을 가진 것으로 나타났다. 청력별 치매 환자 비율은 정상 청력자(6%), 경도 난청자(9%), 중등에서 중증 난청자(17%) 등의 순이었다. 중간 정도에서 심각한 청력손실을 가진 이들은 치매 위험이 크게 높았다.

이전 연구에 따르면 전 세계 치매 환자의 약 8%가 청각 장애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연결성이 존재하는 정확한 원인은 알려져 있지 않다.

지금까지 대부분의 연구는 청력에 대해 작성한 설문지를 기반으로 했다. 즉, 참여자들의 청력을 실제로 측정해 청력 손실이 있는지 혹은 정상 청력인지 확인하지 못했다. 이번 연구는 대규모 연구 중 처음으로 난청을 객관적으로 측정했다.

보청기는 어떻게 치매 위험을 줄일 수 있을까

난청이 있으면 치매에 걸릴 수 밖에 없는가? 그렇지 않다. 이번 연구는 중등에서 심한 난청을 가진 사람들이 보청기를 사용하는 것만으로도 치매 위험을 상당히 줄일 수 있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 연구는 청력 손실이 치매를 일으키는 이유를 이해하는 데도 도움을 준다. 뇌를 자극할수록 치매에 걸릴 확률이 낮다는 증거가 지속적으로 나오고 있다. 난청이 있으면 청각 자극이 줄어든다. 이는 그 자체로 치매 위험을 높일 수 있다.

더 중요한 것은 중등에서 심각한 정도의 난청이 있는 경우 사회 활동에 참여할 기회가 크게 줄어든다는 것이다. 청력 손실은 대부분의 사람을 위축시킨다. 모임에 참석해도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크게 줄어들어 점차 참석을 꺼리게 된다.

인간의 뇌는 사회적 활동을 용이하게 하기 위해 진화했다는 증거가 있고, 사회 활동이 뇌를 자극하는 가장 좋은 방법 중 하나임이 밝혀졌다. 사회적 활동의 감소가 인지력 저하로 이어질 수 밖에 없는 이유다. 새로운 연구는 청력 손실이 치매의 위험을 증가시키는 이유가 청각 손실이 직접적으로, 아울러 사회적 상호 작용의 감소를 통해 뇌 자극이 줄기 때문이라는 추가적 증거를 내놓았다.

청각 장애가 있으면 어떻게 대처할까

청력 손실이 치매 위험을 높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청력 손실에도 불구하고 삶을 즐기는데 도움되는 방법은 다음과 같다.

-귀를 깨끗하게 유지한다(귀 청소 방법을 모르면 의사에게 물어본다).

-소리가 잘 들리지 않으면 보청기를 구입한다. 보청기는 경도에서 중등 수준의 난청을 가진 많은 이들에게 도움이 된다.

-보청기를 가지고 있으면 이를 사용한다.

-보청기가 제대로 작동하지 않으면 고쳐서 사용한다.

-수동적으로 생활하지 않는다. 사회 생활을 비롯한 여러 활동을 강화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