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끼니를 세 번에 나눠 먹는 행위는 산업혁명 이후에나 정립된 ‘현대적’ 식습관이다. 즉, 하루 세끼는 진화 혹은 생물학적으로 검증된 섭생법이 아니라, 기껏해야 삼백 년도 안 된 사회문화적 습관에 가깝다.
그럼 하루에 몇 끼를 먹어야 건강에 좋을까? 전문가 의견은 하루 한 끼에서 대여섯 끼로 엇갈린다. 출퇴근 시간 등 사회적 여건과 기저 질환 유무에 따른 개인차 등이 끼니 수를 결정하는 변수다. 영국 ‘BBC’가 다양한 의견을 정리했다.
◆ 한 끼 = 고대 로마인은 점심 무렵 한 끼를 먹는 게 다였다. 미국 코넬대 데이비드 레비츠키 교수는 하루 한 끼 식사가 가장 건강하다고 주장한다. 그는 “냉장고나 슈퍼마켓이 없던 시절 인류는 식량을 구할 수 있을 때만 먹을 수 있었다”면서 “인류사의 대부분 기간 인간은 하루 한 끼만 먹었다”고 말했다. 다만 그런 그도 “하루 한 끼 식사 방식을 당뇨병 환자에게 추천하지는 않는다”고 말했다.
◆ 두세 끼 = 캘리포니아 소크 생물과학 연구소 에밀리 마누기언 연구원은 하루 한 끼만 먹으면 공복 혈당을 높여 당뇨병에 걸리기 쉽다고 지적했다. 그는 “하루 2, 3끼를 먹되, 섭취한 열량 대부분을 낮에 써버리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 대여섯 끼 = 세 끼를 넘어 하루 5~10회 식사하는 게 건강에 좋다는 의견도 있다. 세 끼 이상 식사하면 대사 속도를 높이고, 혈당을 안정하며, 폭식을 막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그러나 반론도 만만치 않아 정립된 건강 상식으로 받아들이긴 힘든 상황. 다만 조금만 먹어도 쉽게 포만감을 느끼고, 식사 때 구역질이 나거나, 위 마비 증상이 있다면 조금씩 자주 먹는 게 유리하다. 특히 체중을 늘리고 싶다면 세 끼보다 먹는 횟수를 늘리는 게 좋다.
◆ 규칙 = 결국, 모두에게 적용할 수 있는 최적의 끼니 수라는 건 없다. 다만 몇 끼를 먹든, 규칙적이어야 한다. 위스콘신대 로잘린 앤더슨 교수는 “몸은 패턴으로 작동한다”면서 “인체는 식습관을 예측해 대사를 조절한다”고 말했다. 이 패턴이 불규칙해지면 대사에 엇박자가 생기고 이는 당뇨병 등 질환의 원인이 된다. 본인의 사정에 맞게 끼니 수를 정하되, 그 시간을 규칙적으로 지켜야 한다. 마누기언 연구원은 “하루 중 마지막 식사는 조금 이르게, 첫 식사는 조금 늦게 시작하면 간헐적 단식의 이득을 누릴 수 있다”고 말했다. 하루 중 일정 시간 공복을 유지하면 인체가 에너지를 저장하고 방출하는 메커니즘이 건강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