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면 시 안대를 착용하면 기억력이 향상된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수면안대는 잠을 자는 동안 빛을 확실히 차단함으로써 기억력과 깊은 관계를 갖는 서파 수면(slow-wave sleep) 시간을 늘리는 것으로 확인됐다. 빛과 수면의 연관성을 시사하는 이번 논문은 국제학술지 ‘슬립(SLEEP)’에 게재됐다.
영국·이탈리아·미국 연구기관에 소속된 연구팀은 논문에서 ‘환경광(ambient light)은 수면의 구조와 타이밍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주장했다.
연구팀은 야간 수면 중 빛을 차단하기 위해 안대를 착용하면 기억력과 주의력에 어떤 영향을 미치는지 조사했다.
첫 번째 실험에서는 18세~35세의 성인 89명을 대상으로 과거 사건이나 경험을 떠올리는 능력을 측정하는 단어연상 테스트와 반응속도를 측정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그 후 1주일에 걸쳐 취침 시에 안대를 착용하도록 했다.
실험 참가자들이 안대를 착용하고 수면을 취한 후 다시 단어연상 테스트와 반응속도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 단어연상 테스트(기억력 테스트) 및 반응속도 테스트 모두 점수가 향상된 것으로 나타났다.
두 번째 실험에서는 18세~35세의 성인 33명을 대상으로 침실에 빛 강도를 측정하는 장치를 설치하고, 수면 시 뇌 활동을 측정하기 위한 웨어러블 헤드밴드를 장착하도록 했다. 또 실험 참여자가 안대를 쓰고 자는 날과 눈 주변에 구멍이 뚫린 안대(빛을 차단할 수 없는 안대)를 착용하고 잠이 드는 날을 정했다.
이 조건으로 첫 번째 테스트와 동일한 단어연상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새로운 정보 학습 및 새로운 기억 형성에 수면안대가 도움이 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아울러 헤드밴드로 측정한 뇌파 데이터를 통해 수면안대가 기억력 향상에 중요한 역할을 담당하는 서파 수면시간의 증가와 관련이 있다는 사실도 밝혀졌다.
연구팀은 “수면안대 착용은 효과적이고 경제적이면서도 비침습적 행동이다. 이 간단한 행동으로 인지기능 향상 등 밤 사이 수면을 통해 더 많은 것을 얻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실험 참여자들은 설문조사에서 안대 착용이 수면 타이밍이나 시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답변했다.
과학 전문 매체 사이언스얼러트(ScienceAlert)는 “우리의 일상적 작업 대부분은 주의력과 기억력을 필요로 하기 때문에 ‘수면안대 착용’은 시도할 가치가 있다”고 전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