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가공식품 섭취량이 늘면 인지능력은 떨어지고 치매 위험은 높아진다.
과자, 소시지, 탄산음료, 인스턴트라면, 냉동식품처럼 극도로 가공한 식품을 ‘초가공식품’이라고 한다. 매일 쿠키 2개 정도만 먹어도 신체 건강에 나쁜 영향을 받을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초가공식품이 건강에 유익하지 않다는 건 누구나 아는 사실이다. 단지 맛있고 중독성 있으며 먹기에 편해 끊기 쉽지 않을 뿐이다. 그렇다 해도 섭취량을 줄이는 노력이 필요하겠다. 최근 연구에 의하면 초가공식품은 뇌 기능을 현저히 감소시킨다.
미국 샌디에이고에서 열린 알츠하이머협회 국제회의에서 발표된 최신 연구에 의하면 초가공식품은 인지능력을 빠르게 감소시킨다. 예일대 보건대학 라파엘 페레즈-에스카밀라 교수는 이번 회의에서 “가공식품 100칼로리만으로도 신체 건강에 영향을 받을 수 있다”며 “이는 쿠키 2개 정도에 해당한다”고 말했다.
신체 건강과 정신 건강, 인지기능은 서로 밀접하게 연결돼 있다. 초가공식품에 대한 잦은 소비는 비만, 심혈관질환, 당뇨, 암과 같은 건강 문제와 무관하지 않은데 이는 정신 건강과 뇌 기능에도 영향을 미친다는 것. 초가공식품 섭취로 체내 염증이 늘어나면 뇌 신경전달물질에도 안 좋은 영향을 주게 되며 이는 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다.
라파엘 교수팀은 중년층 1만 명을 대상으로 6~10년간 식단과 인지기능의 관계를 조사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하루 열량의 20% 이상을 초가공식품으로 섭취한 그룹은 가공식품을 거의 먹지 않은 그룹 대비 인지능력 감소 속도가 훨씬 빨랐다. 초가공식품 섭취가 10% 늘어날 때마다 치매에 걸릴 위험은 25% 증가했다.
문제는 초가공식품의 접근성이 너무 좋다는 점이다. 근처 편의점이나 마트에서 쉽게 구입할 수 있고 요리할 필요 없이 간편하게 즉석에서 먹을 수 있다는 점 때문에 손이 갈 수밖에 없다. 경제적인 측면도 무시할 수 없다. 신선하고 건강한 식품보다 저렴하다. 초가공식품에 그럴듯한 문구를 첨가해 마치 건강식처럼 인지하도록 만드는 제품들도 있어 소비자들이 더욱 현혹되기 쉽다. 초가공식품은 식이섬유, 단백질 등이 풍부한 건강식과 달리 포만감을 잘 느끼지 못하도록 만들어 필요 이상의 칼로리를 섭취하도록 만든다는 문제도 있다.
연구팀이 가장 큰 문제로 지적한 부분은 인생 후반기가 아닌 유아기 때부터 초가공식품에 접근 가능하다는 점이다. 초가공식품이 아이들의 음식 취향이나 선호도에 영향을 미치면 남은 평생 식습관과 건강에 영향을 미칠 수 있기 때문이다. 연구팀은 적어도 아직 입맛이 길들여지지 않은 어린 아이들에게만큼은 초가공식품에 대한 노출을 최소화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