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은 혈당 관리가 잘 되지 않아도 당장 눈에 보이는 증상이 없어 식습관을 지키기 어렵다. 그러나 전문가들은 당뇨 관리를 위해서는 식습관 개선이 가장 우선되어야 한다고 말한다. 당뇨 환자에게는 특히 아침 식사를 어떻게 하느냐가 중요하다.
당뇨 환자는 공복 상태가 오래 유지되면 저혈당에 빠지기 쉽다. 실제 심한 저혈당 때문에 응급실을 찾는 대부분의 사례는 새벽에 발생한다. 야간저혈당을 예방하려면 잠들기 전에 우유나 요구르트 등의 음식을 적당량 섭취한다. 그렇다면 아침식사는 어떻게 해야 할까.
언제?…8시 30분 이전에
우선 당뇨병 환자는 아침식사를 8시 30분 이전에 하는 것이 좋다. 미국 노스웨스턴 대학교(Northwestern University) 연구팀은 “하루의 식사를 시작하는 시간이 빠르면 인슐린 저항이 낮아져 당뇨병 예방에 도움이 된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미국 국민건강영양검사(NHNES)에 참여한 1만574명의 식사와 건강에 관한 조사 자료를 분석했다. 연구팀은 하루의 식사가 시작돼서 끝나기까지의 ‘시간간격’과 첫 식사인 ‘아침식사 시간’을 중심으로 이들을 6개 그룹으로 나눴다. 식사 지속시간과 시기 중 어떤 것이 더 중요한지 연구하기 위함이다.
연구 결과, 인슐린 저항성과 혈당 수치에 가장 중요한 요소는 바로 아침식사 시간이었다. 첫 식사를 8시 30분 이전에 시작하는 것이 당뇨병 예방과 관리에 가장 효과적이었다. 우리 몸은 포도당이나 혈당을 처리하는 능력이 아침에 가장 뛰어나기 때문이다.
어떻게?…고체 형태의 단백질·지방·섬유소 식품으로
당뇨 환자에겐 기상 직후 떨어져 있는 혈당 수치를 최대한 완만하게 올려주는 식사가 좋다. 고체 형태의 단백질·지방·섬유소가 포함된 식품이 이에 해당한다. 이러한 식품은 4시간 이상 혈당을 일정하게 유지시킨다.
단백질이 35% 이상 함유된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달걀과 요거트를 통해 섭취할 수 있다. 그러나 단백질도 인슐린 분비를 촉진하기 때문에 과도하게 섭취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지방 성분은 소화 및 흡수가 느려 혈당 수치를 천천히 올린다. 따라서 당뇨 환자는 지방이 다량 함유된 견과류나 올리브오일 등을 아침식사에 포함하면 좋다. 섬유소는 채소에 풍부한데, 특히 위장 부담이 없는 양배추가 아침식사로 제격이다.
식전 유청단백질 드링크, 혈당 관리에 도움
유청단백질이란 치즈를 만드는 과정에서 나오는 맑은 액체다. 시중에 유통되는 단백질 보충제 제품의 원료 대다수가 유청단백질이다. 영국 뉴캐슬 대학교(Newcastle University) 연구팀은 당뇨병 환자가 식사 전 유청단백질을 소량 섭취하면 혈당 수치가 개선된다고 발표했다.
연구팀은 제2형 당뇨병 환자에게 연속혈당측정기를 장착하게 하고 일주일간 유청단백질 15g이 든 드링크를 식전에 마시게 했다. 그 결과 하루 정상 혈당 수치가 유지되는 시간이 평균 2시간 늘었다. 다만, 유당불내증이 있는 사람이라면 유청단백질을 섭취하면 복통이나 설사 등의 증상이 나타날 수 있어 섭취를 피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