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부와 된장 등 콩으로 만든 음식은 고소하고 단백질을 비롯한 영양이 풍부해 ‘밭에서 나는 고기’라고도 불린다. 그런데 남성이라면 콩으로 만든 식품을 자주 먹어야 할 이유가 하나 더 생겼다. 두부나 된장 등을 꾸준히 섭취하면 위암 발생 위험이 크게 낮아진다는 연구 결과가 발표됐기 때문이다.
일주일에 두부 2회 이상 섭취한 남성, 위암 발생 위험 37% 낮아
서울대학교 의대 예방의학교실 신우경·강대희 교수 공동 연구팀은 2004~2013년 동안 도시기반 역학연구(HEXA study)에 참여한 40~49세 13만 9,267명을 대상으로, 평균 9.2년 동안 추적 관찰했다. 전체 인원 중 남성은 4만 6,953명, 여성은 9만 2,314명이었다.
연구 기간 동안 총 767명에게 위암이 발생했는데, 위암이 생긴 사람과 그렇지 않은 사람을 대상으로 콩이나 된장, 두부 등의 섭취 여부를 조사했다. 그 결과, 남성의 경우 두부를 일주일에 2회 이상 섭취한 사람이 두부를 거의 섭취하지 않은 사람보다 위암 발생 위험이 37%가 낮았다. 특히 두부를 많이 섭취할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낮아지는 연관성이 두드러졌다.
단, 콩으로 만든 식품의 섭취와 위암 발생에 미치는 영향은 체중에 따라 차이가 있었다. 체질량지수(BMI)를 기준으로 정상 체중(25㎏/㎡ 미만)을 넘지 않은 남성은 된장과 두부의 섭취 빈도가 높을수록 위암 발생 위험이 낮아졌지만, 과체중이나 비만한 남성은 연관성이 관찰되지 않았다. 이와 더불어 여성의 경우에는 체중, 그리고 콩으로 만든 식품의 섭취 빈도와 위암 발생과의 연관성이 확인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여성은 질병 발생에 있어 여성호르몬의 영향을 받는데, 콩이 여성호르몬 유사 물질이라 나타난 결과인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더불어 “남성에게 이러한 결과가 나타난 원인은 콩으로 만든 식품 속에 항염증 및 항산화 기능을 하는 물질인 제니스테인(genistein)과 이소플라본(isoflavone)의 효과인 것으로 보인다”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 결과는 국제학술지 ‘유럽 영양학 저널(European Journal of Nutrition)’ 최신호에 게재되었다.
콩, 종류만큼 효능도 다양해
콩은 위암 예방 효과는 물론 단백질과 섬유질 비타민 B, 철분 등이 풍부하고 열량과 지방 함량은 낮은 편이다. 특히, 콩은 혈당 지수가 낮아 당뇨병 예방 및 치료에도 효과적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콩의 종류는 완두콩부터 강낭콩, 검은콩 대두, 병아리콩 등 다양하다. 콩마다 영양 성분의 특징이 다르므로 이를 잘 고려해 선택하는 것이 좋다. 두부의 원료가 되는 대두는 식물 중 단백질이 가장 풍부하고 식이섬유와 마그네슘, 그리고 이소플라본, 레시틴 등의 생리활성 물질이 풍부하다. 강낭콩에는 엽산이 풍부하고, 검은콩에는 항산화 성분이 많아 노화 방지에 도움이 된다. 병아리콩은 비타민 B군이 풍부하게 함유되어 있고 열량과 적어 다이어트 식품으로 적합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