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벽증은 어떻게 치료해야 할까요?

오늘은 청결 강박을 치료하는 방법에 대해 말씀 드리고자 합니다.
 

1. 청결 강박의 치료법은?

청결 강박도 다른 강박증의 치료와 마찬가지로 크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조합이라고 볼 수가 있겠고요. 쉽게 말해서 약도 써 보고, 그 약을 써 봄으로써 내가 현재 불안해하는 또 찝찝해하는 감정 정도를 낮추는 게 첫 번째 전략이 될 거고요.

감정의 정도가 낮아졌을 때 과연 이 강박을 어떻게 받아들여야 되고, 강박 사고에 대해서는 어떻게 인지해야 되고, 마음을 고쳐먹어야 되며, 실제로 내가 해 나가는 강박 행동을 어떤 식으로 줄여 나갈 수 있을지, 또 해 나가는 행동들에 대해서 어떤 의미를 부여할 수 있을지 등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는 상담치료를 함께 병행해 나갑니다. 그것이 바로 인지행동치료라고 볼 수 있겠죠. 청결 강박을 치료하는 최적의 치료는 약물치료와 인지행동치료의 조합이라고 볼 수 있겠습니다. 
 


2. 청결 강박 치료를 위해 가져야 할 태도 
 
① ‘과연 내가 진짜로 두려워하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기 
청결 강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이 제일 먼저 해야 될 준비 작업은 뭐냐면, ‘과연 내가 진짜로 두려워하는 게 무엇인가’에 대해서 한번 생각해 보는 시간을 갖는 게 중요하겠습니다. 왜 두려운가를 질문해 보면, “그냥 더러운 게 싫다.” 더러 운 게 왜 싫은가? “세균이 묻는 게 싫다.” 세균이 묻는 게 왜 싫은가? “세균이 묻어서 나에게 세균이 들어오게 돼서 병이 걸리는 게 싫다.”라는 식으로 점차적으로 이 생각이 꼬리에 꼬리를 물고 들어가면서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가를 찾게 되거든요. 그래야지만 그 생각에 대해서 반박도 해 보고, 그 생각을 여러 가지 다양한 측면에서 바라볼 수 있게 되는 거죠.

반대로 우리가 진짜로 두려워하는 것이 무엇인지를 찾지 못하게 된다면 막연하게 찝찝하고 불편하고 두려운 느낌에만 휩싸이게 되어서 계속해서 회피 행동을 반복하게 되고, 우리가 무엇을 위한 노력해야 되는지 방향을 잃게 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청결 강박을 가지고 있는 분들의 대표적인 두려움이 몇 가지가 있는데요, 일단 병과 건강에 대한 두려움이 있습니다. 내가 더러운 걸 만져 가지고 어떤 세균이나 바이러스가 나에게 묻을 것이고, 그래서 내가 병에 걸릴 것이고, 건강 이 나빠질 것이라는 두려움이 가장 흔하게 나타나는 두려움의 한 가지 유형이에요.
또 한 가지는 ‘내 가족이나 친구들에게 이런 병이나 세균을 옮길 것이다, 그래서 타인에게 민폐를 끼칠 것’이라는 식으로 갖고 있는 두려움이 두 번째 유형이라고 볼 수가 있겠습니다.

또 한 가지 흔한 유형 중 하나는 찝찝함 그 자체입니다. 무언가 내가 더러운 걸 만져서 병에 걸리거나 남한테 옮길 것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아니고 그냥 찝찝한 겁니다. 그런 찝찝함 자체가 본인에게 있어서 과도한 회피 요소가 되는 경우도 많습니다. 
 


② 세균과 면역력 이해하기 
그렇다면 우리가 세균과 면역에 대해서 한번 얘기를 해 보지 않을 수가 없는데요. 접촉한다고 다 병이 생기는 것은 아닙니다. 우리 주변에는 균과 세균 바이러스가 가득하거든요. 여러분들이 지금 현재 있는 방에서도 공기 안에 균과 바이러스가 둥둥 떠다니고 있고요. 제가 옛날에 의과 대학에서 했던 실험이 생각이 나는데요, 손을 깨끗하게 씻고 균을 배양하는 배지에 손을 푹 찍어요 손을 떼고 며칠 정도 배양하고 나면 거기서 엄청나게 많은 균들이 자라납니다. 이게 무슨 말인가 하면 내가 아무리 손을 깨끗하게 씻어도 내 손에는 어느 정도의 균이나 세균이 남아 있을 수밖에 없다는 얘기예요. 깨끗하게 씻어내는 행동을 하려고 할지라도 모든 균들을 다 떼어 낼 수는 없어요.

그런데 과연 우리가 죽지 않는 이유는 무엇일까요. 우리가 면역력이라는 것을 가지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의 면역력은 생각보다 굉장히 강력합니다. 우리는 웬만한 균과 바이러스에 크게 감염되지 않습니다. 우리 몸이 정말로 병약한 것이 아니라면요. 타인에게 접촉했다고 해서 병이 반드시 옮는 것은 더더욱 아니겠죠. 걱정하는 것은 굉장히 낮은 확률일 겁니다. 




③ 강박 행동의 효과 생각해 보기 
더러워지는 것을 극단적으로 피하는 것이 과연 효과가 있을 것인가에 대해서 생각해 봐야 됩니다. 우리가 행동을 했을 때 그 행동의 결과를 크게 두 가지로 나눌 수가 있는데요. 첫 번째는 그 행동으로 인해서 생기는 단기적 효과가 있고요. 두 번째로 그 행동을 계속하게 됨으로써 생기는 장기적 효과가 있습니다.

단기 효과라는 것은 내가 더러 운 것을 만지고 나서 빨리 손을 씻어서 이 더러움을 접하지 않는 회피행동을 하게 됐을 때 생기는 안도감을 말합니다. 하지만 장기적으로 봤을 때 이런 손 씻는 행동을 계속하게 됐을 때 과연 이것이 진짜로 나에게 있어서 문제를 해결해 줄 수 있는 방법인지 생각해 봐야 됩니다.

처음에 열심히 손을 씻고 나면 단기적으로는 불편함이 줄어들기 때문에 일단 편해지죠. 하지만 손을 씻기 시작할 때 우리 뇌가 어떻게 반응하냐 하면, 이것은 이 사람이 굉장히 신경 쓰고 있는 것이기 때문에, 분명히 위험하고 경계해야 될 것이라고 인식하기 시작하거든요.

즉, 손을 씻으면 씻을수록 우리 뇌는 내가 두려워하는 대상에 대해서 훨씬 더 강력하게 초점을 맞추기 시작한다는 거죠. 한 번 손을 씻으면 마음이 좀 편해지지만 그다음 손을 씻게 될 때는 그냥 간단하게 씻는 것으로 끝나지 않는다는 얘기입니다. 점점 그 씻는 횟수가 늘어나게 되고, 씻는 방법이 늘어나게 되고, 다양한 루틴들이 동원되게 되죠. 그렇게 함으로써 강박 행동은 하면 할수록 점점 더 심해지는 경향을 갖게 됩니다. 즉, 여러분이 지금 열심히 손을 씻는 것이 당장은 편안함을 유발할지 모르나 씻으면 씻을수록 더 나빠지는 쪽으로 가게 된다는 것을 반드시 명심하셔야 됩니다. 
 


④ 치료의 목적 생각해 보기 
그리고 청결 강박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꼭 중요하게 생각을 해 봐야 될 것은, 내가 이 치료를 통해서 무엇을 원하는가를 한번 생각해 봐야 됩니다. 우리가 강박을 치료하는 데 있어서 완벽한 강박의 제거라든지 불편함이 하나도 없는 상태를 원하시면 필패할 수밖에 없습니다. 왜냐하면 불안이라는 것을 우리가 항상 안고 살 수밖에 없는 것이고, 약이나 상담을 통해서 불안을 완전히 없애버린다는 것은 불가능하거든요. 지금까지 강박과 다퉈 왔던 방식을 생각 해 본다면 이런 불편함을 접하지 않기 위해서 필사적으로 싸워왔잖아요. 그런데 이런 투쟁 과정을 통해서 점점 강박이 증가되는 결과만 낳았습니다. 즉, 우리가 강박을 없애고자 하고 불안을 느끼지 않고자 하는 식의 시도만 계속 하게 된다면 결국은 더 나빠지는 경과 밟을 수밖에 없다는 거죠. 

그래서 우리가 치료의 목표를 삼을 때 불안을 완벽하게 없애는 것이 아니고요. 내가 어떻게 하면 좀 더 잘 살 수 있을 것인가, 삶의 질의 향상에 둬야 됩니다. 즉, 강박은 계속 올라오고 불안이 계속 올라오지만 여기에 초점을 맞추는 것에서 내 삶에서 진짜 중요한 것에 초점을 맞추는 데 신경을 써야 된다는 거죠. 불편하긴 하지만 이 불편함을 안고서도 내가 좋아하는 사람과 대화를 할 수 있고, 밥도 먹을 수 있고, 내가 원하는 활동을 할 수 있고, 재밌는 것들을 해 나갈 수 있죠.

불편함이 있지만 불편함과 내 삶이 함께 공존할 수 있고, 나는 불편함이 있더라도 꼭 이것을 제거하지 않아도 내 삶은 계속 이어질 수 있구나 하는 감각들을 발견해 나가고 경험해 나가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렇기 때문에 강박 치료를 처음 시작할 때는 내가 강박 치료를 통해서 어떻게 되기를 원하는지 초점을 맞춰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할 수 있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