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유식 턱받이를 목에 두르고 마시멜로처럼 말랑말랑해 보이는 앙증맞은 손으로 야무지게 밥을 떠먹는 아이. 이런 모습을 보고 흐뭇하지 않을 어른이 있을까. 그래서인지 부쩍 아이들의 먹방(먹는 방송)이 요즘 인기다. 하지만 막상 초보 엄마, 아빠들은 방송에 등장하는 아이의 모습에 대리 만족을 느껴야 할 정도로 내 아이의 편식이 걱정이다. 아이가 좀 더 잘 먹을 수 있도록 식습관을 개선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잔소리는 압박감을 준다= 아이가 부모와 함께 식사하는 시간이 많을수록 건강한 체중을 유지할 확률이 높아진다는 미국사회학회의 보고가 있다. 식사를 거르거나 군것질로 끼니를 때우는 일이 줄어들기 때문이다. 하지만 부모와 함께 하는 식사가 상책인 것만은 아니다.
두 손으로 입을 막거나 고개를 좌우로 흔들며 음식을 강하게 거부하는 아이에게 잔소리나 야단은 오히려 부작용으로 작용한다. 강연하듯 장광설을 늘어놓는 것도 마찬가지다. 부모 딴에는 아이를 달랠 목적으로 우리 주변에 굶주리는 사람들이 얼마나 많은지, 건강에 안 좋은 음식은 왜 나쁜지 강연을 늘어놓는다.
하지만 어린 아이들에게 잔소리는 큰 효과가 없다. 오히려 식사에 대한 압박감과 스트레스를 느낄 가능성이 높다. 미국영양학회지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부모의 지나친 간섭은 오히려 식사에 대한 거부감을 일으킨다.
◆훌륭한 본보기가 되어야 한다= 잔소리도 못한다면 부모가 할 수 있는 역할은 도대체 무엇일까. 가장 좋은 방법은 모범을 보이는 것이다. 아이는 부모의 모습을 따라하려는 기질이 있기 때문이다.
아침을 자주 거르는 부모가 아이에게 아침 먹기를 요구한다면 아이는 혼란을 느낄 수밖에 없다. 라면으로 식사 때우는 모습을 보이면서 아이에게는 정크푸드를 멀리하라고 요구하는 것도 모순이다.
하지만 일상이 바쁘다보면 좋은 본보기 역할을 하기가 쉽지 않다. 특히 아침 시간은 더욱 그렇다. 미국 의료포털 웹엠디에 따르면 이럴 때는 간소하고 간편한 식사를 하는 것이 좋다. 거창한 식사보다는 바나나, 요거트, 한 줌의 견과류 등으로 가볍게 식사하는 모습을 보여주면 된다. 아이도 무겁지 않은 식사 메뉴에 밥 먹는 부담감을 덜게 된다.
◆주말에 함께 요리를 한다= 음식에 대한 흥미를 유발하려면 조리 과정부터 참여하도록 하는 방법이 있다. 주말에 함께 마트에 가서 재료를 선택하는 과정에 동참하도록 하고 요리를 돕도록 해보자. 직접 음식을 저어보고 섞어보고 본인이 원하는 대로 그릇 세팅까지 하고 나면 스스로 했다는 뿌듯함에 보다 의욕적으로 식사를 하게 된다.
◆새로운 음식은 배고플 때 권장한다= 입맛이 없는 아침시간이나 간식을 먹어 배가 고프지 않을 때 낯선 음식을 권하면 아이는 쉽게 이를 거부하게 된다. 아이들이 좋아하지 않는 시금치나 당근과 같은 음식은 아이가 신체활동을 한 뒤 허기짐을 느낄 때 권장하는 전략이 있다. 배가 고프면 음식에 대한 욕구가 증가하기 때문에 그 만큼 먹이기 수월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