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2600번 만지는 휴대폰, 알레르기∙염증 물질 범벅

휴대전화는 알레르기와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과 독소 등으로 뒤덮여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강아지와 고양이를 키우는 사람들의 휴대전화는 특히 심각한 것으로 드러났다.

미국 아이오와대 보건대 연구팀이 지원자 15명에게 모의시험용 휴대전화를 일주일 동안 쓰게 한 뒤 전화기 표면을 정전기 물티슈로 닦게 하고 이를 검사해 분석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휴대전화에서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물질(알레르겐)은 물론, 염증을 일으키는 물질인 BDG(베타 디 클루칸)와 내독소(박테리아 독소)도 발견됐다. BDG는 곰팡이의 세포 벽에서 발견된다. 내독소는 설사, 출혈, 백혈구 변동, 발열 등을 일으키며 콜레라균, 티푸스균이 갖고 있는 독소다.

연구의 공동 저자인 아이오아대 보건대 피터 손 교수는 “특히 반려동물을 키우는 사람들의 휴대전화는 동물의 비듬, 곰팡이 등 각종 알레르겐(알레르기 항원)의 숙주가 될 만큼 심각한 오염 수준을 나타냈다. 알레르기, 천식 환자는 휴대전화를 가급적 자주 깨끗이 청소해야 한다”고 말했다.

2016년 발표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사람들은 하루에 2600번 이상 스마트폰을 만진다. 알레르기 또는 천식을 앓는 사람들은 휴대전화 때문에 고통을 당할 수 있다. 휴대전화를 사용하다가 눈, 코, 입을 만지면 알레르겐이 코안(비강)과 기관지, 눈 점막으로 들어갈 수 있다. 이는 히스타민의 방출을 일으켜 알레르기 증상을 일으킨다. 아미노산의 일종인 히스타민은 코와 기관지의 점액 분비, 기관지 평활근 수축, 신경 말단의 가려움과 통증 등을 일으킬 수 있다.

연구팀에 의하면 대부분의 알레르겐은 피할 수 없으나 스마트폰을 자주 깨끗이 청소하면 알레르기, 천식으로 고통받는 위험을 줄일 수 있다. 대부분의 경우 휴대전화 케이스를 떼내 비누와 물로 청소하는 것만으로도 문제를 대부분 해결할 수 있다. 비누와 물은 알레르기를 일으키지 않으며 화학적 자극을 일으키는 찌꺼기를 남기지 않는다. 다만 구멍이나 틈새로 물기가 스며들지 않게 주의해야 한다. 애플 휴대전화의 경우엔 사용 설명서를 꼼꼼히 참고하는 게 좋다. 아이폰 전원을 끈 뒤 ‘약간 축축하고 보풀이 없는 천’으로 청소하는 등 권장사항을 지키는 게 바람직하다.

이번 연구에는 매사추세츠주 홉킨턴 고등학교 3학년 학생이자 보스턴아동병원 연구 인턴인 하나 루란이 공동 저자로 참여했다. 이 연구 결과는 미국 켄터키주 루이빌에서 최근 열린 ‘미국 알레르기, 천식 및 면역학회(ACAAI)’ 연례 학술대회에서 발표됐으며 미국 건강매체 ‘헬스데이’와 ‘헬스라인’ 등이 소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