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근함과 충성심으로 대표되는 반려견의 이미지와는 달리 반려묘는 까칠하고 도도하다는 이미지가 일반적이다. 이러한 이유 때문인지 반려인과 유대감이 강한 반려묘를 보면 ‘개냥이’라고 부르며 신기해 한다. 개와 마찬가지로 고양이도 인류와 오랜 시간을 함께 보냈지만, 왜 아직도 사람들은 고양이와 유대감을 쌓는 것이 어렵다고 말하는 걸까?
고양이는 개가 아니다
세계고양이수의사회(International Society of Feline Medicine, ISFM) 카렌 히스탠드(Karen Hiestand) 이사는 고양이를 `길들여진 유일한 비사회적 동물`이라고 부르며, “고양이와 유대감을 기르는 것이 어렵다는 것은 오해며 아직 사람들이 고양이에 대해서 충분히 알지 못하기 때문에 이러한 오해가 여전히 유지되고 있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먼저 고양이가 얼마나 복잡한 존재인지 이해를 해야 한다”라고 설명했다.
역사적으로 보면 고양이의 가축화는 개의 가축화와 비교해 최근 일이다. 가축화의 진행 과정도 매우 다르다. 개의 경우에는 가축화가 진행되면서 인류와 함께 사냥하고 사냥감을 얻어먹으며 먹이 활동을 사람에게 의지했기 때문에 사람과 유대감 형성이 쉬웠던 반면, 고양이는 가축화의 목적 자체가 영역을 지키는 습성을 이용해 식품 저장소나 농작물을 노리는 쥐나 해충을 퇴치하기 위해서였다. 때문에 먹이 활동을 사람에게 의지하지 않아 개보다는 사람과 사회적 거리가 있었다.
또한 대부분의 고양잇과 야생 동물들이 그렇듯, 단체생활보다 혼자 생활하는 것을 즐겼는데, 오늘날 집에서 키우는 반려묘에게서도 여전히 이러한 모습들이 관찰된다. 간단하게 말하자면 개와는 다르게 집 고양이에게도 여전히 야생의 습성이 많이 남아있다.
문제는 사람들이 이러한 고양이의 습성을 모른 채, 반려묘가 반려견과 같이 행동하며 사람과 유대감을 쌓기를 바란다는 점이다. 그러나 고양이는 개와는 다르게 독립적이며, 스스로 결정을 내릴 줄 아는 동물이다. 역설적으로 고양이가 최근 반려동물로 주목받는 이유도 이러한 습성 덕분이다. 특별히 산책도 필요 없고, 크게 신경 쓰지 않아도 반려묘는 혼자서도 잘 지내기 때문이다.
아직은 고양이의 감정과 사회성에 관한 대부분의 연구는 초기 단계이다. 그러나 많은 전문가가 고양이의 사회성은 매우 복잡하게 이루어져 있으며, 가변적이라고 말한다. 카렌 히스탠드 이사는 “지금까지 밝혀진 바에 따르면 고양이의 사회성은 생후 6~8주간의 경험을 통해 결정된다. 이 시기에 사람에 대한 긍정적인 경험을 했다면, 흔히 말하는 개냥이가 될 수 있다”라고 말했다.
고양이와 유대감을 쌓는 방법
반려묘와 유대감을 쌓기 위해서는 먼저 고양이 언어를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 고양이는 수염, 꼬리, 털, 귀를 사용해 매우 자신의 기분을 표현하는 등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신체 언어를 가지고 있다. 물론 때로는 ‘갸르릉’ 소리를 내며 자신의 기분을 나타내기도 한다.
예를 들어, 반려묘가 반려인에게 몸을 비비는 행동은 야생의 고양이가 나무 등에 몸을 비벼 영역을 표시하는 것과 마찬가지다. 반려인에게 자신의 체취를 남기는 동시에 반려인의 체취를 자신에게 옮기는 행위로, 반려인을 친구로 받아들인다는 의미다.
반려묘의 주변 환경을 안정적으로 만들어주는 것도 중요하다. 고양이는 주변 환경이 안정적일 때만 친구를 만들고 싶어 하기 때문이다. 연구에 따르면 고양이는 음과 잠자리, 화장실 등 주변 환경이 본인이 원하는 방식으로 잘 갖춰졌을 때 비로소 유대감 형성에 나선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