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이, 열이 나면 무조건 응급실 가야 할까?”…‘소아 발열’ 대처법

아이를 키우다 보면 응급실 갈 일이 의외로 많다. 소아청소년에서 외과적 원인을 제외하면 응급실을 찾은 가장 많은 이유는 바로 발열이다. 그렇다면 아이가 열이 나면 무조건 응급실로 가야 할까?

1. 정확한 체온 측정이 우선

발열은 면역반응의 하나로 인체의 면역체계가 병원체와 싸우고 있다는 신호다. 대한소아청소년과학회에 따르면 발열은 직장 체온 38도 이상인 경우로 정의하나 측정 부위, 측정 방법 및 측정 시간에 따라서 그 정상치가 달라질 수 있다. 항문이나 구강, 혀 밑 온도를 측정해야 가장 정확하게 체온을 잴 수 있으나 일반적으로 아이들에게 이 방법을 적용하기 어려워 고막체온계나 비접촉 체온계를 사용할 수 있다. 고막체온계로 잴 땐 반복적으로 세 번 측정하여 그 중 가장 높은 온도를 체온으로 생각하면 된다.

2. 38도 이상이면 해열제 복용

미열은 원칙적으로 해열제를 사용하지 않으므로 아이의 체온을 측정했을 때 38도 이상 올라가면 해열제를 주는 것이 좋다. 해열제로 많이 사용하는 약물은 아세트아미노펜(Acetaminophen)과 이부프로펜(Ibuprofen) 등이 있다. 6개월 이하는 아세트아미노펜 계열을 사용하는 게 안전하다. 아세트아미노펜은 체중(kg) 당 10~15mg을 4시간 간격으로 먹이되, 하루 5번 이상 투여하지 않는다. 이부프로펜은 체중(kg) 당 10mg으로 6~8시간 간격으로 하루 4번까지 투여한다. 이부프로펜은 6개월 이상 소아에서 투여한다. 제품마다 함량이 다르므로 설명서를 반드시 확인해야 한다.
 
아이가 잠들었다면 굳이 깨워서 해열제를 먹일 필요는 없다. 다만 체온이 38.5도 이상으로 올라갔다면 아이 얼굴을 살짝 옆으로 돌려 입을 벌린 뒤 해열제를 조금씩 흘려 넣어 먹일 수 있다. 아이가 해열제를 먹자마자 즉시 토한 경우에는 다시 먹이면 된다. 그러나 복용 후 20분 이상 지난 시점에서 게워낸 경우, 1시간 뒤 체온을 다시 측정해 복용 여부를 판단해야 한다.

3. 해열제를 먹고도 열이 내리지 않는다면 미온수 마사지

열이 날 때 곧바로 미온수 마사지를 하기 보다는 해열제를 먹이고 30분에서 1시간 정도 경과 관찰 후, 이때도 열이 높으면 그때 미온수 마사지를 하는 것이 좋다. 미온수 마사지는 아이의 옷을 모두 벗기고 30~33도 정도의 미지근한 물에 수건을 적셔서 목이나 겨드랑이, 사타구니 등 혈관이 있는 부위를 먼저 닦아주는 식으로 진행한다. 이어 팔, 다리를 문지르며 마사지해 준다. 보통 이렇게 하면 5분에 1도 이상의 열이 떨어진다.
 
간혹 욕조에 아이를 담그는 경우가 있는데 이는 잘못된 방법이므로 위의 방법을 따라 미온수 마사지를 해주도록 한다. 단, 마사지는 30분 이상 하지 않는다. 또 마사지할 때 차가운 물이나 알코올을 사용하는 것은 위험할 수 있다. 오히려 차가운 물을 사용할 경우 아이가 몸을 떨면서 체온이 더 올라갈 수 있기 때문이다. 알코올로 몸을 닦는 경우에는 알코올이 피부로 흡수되어 아이에게 위험할 수 있다.

4. 소아 발열의 응급상황

위와 같은 방법으로 대처했음에도 불구하고 48시간 이상 38도 이상의 발열이 지속된다면 다른 원인 때문일 가능성이 있으므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좋다. 또 아이가 3개월 미만의 유아이거나 평소 앓고 있던 다른 질환이 있는 경우라면 지체 없이 응급실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열이 나면 경기를 하는 아이들이 종종 있는데, 이는 발열 자체로 인해 나타나는 ‘열성 경련’이다. 열성 경련은 15~30분 이상 지속되면 뇌 손상으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곧바로 응급실을 찾는 것이 바람직하다. 여기서 주의할 점은 경련을 하는 동안은 아이에게 해열제를 포함한 그 무엇도 먹여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