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꾸준한 관리 중요한 1형 당뇨, 사회적 인식 개선도 필요해” [1형당뇨 바로 알기]

1형 당뇨병은 흔히 ‘소아당뇨병’이라고 불린다. 유년기와 청소년기에 가장 많이 발병한다는 이유에서다. 그러나 이는 자가면역질환의 하나로, 환자의 연령대나 생활습관과는 무관하게 발생할 수 있다. 따라서 질환을 보다 정확히 표현하기 위해서는 ‘1형 당뇨병’이라고 부르는 것이 바람직하다. 실제로, 1형 당뇨병은 소아·청소년부터 성인, 노년층까지 전연령에서 진단받을 수 있다.

이름 외에도 1형 당뇨병에 대한 오해와 편견이 만연해 있다. 잘 알려진 당뇨병, 즉 2형 당뇨병과 비교해 국내인지도 역시 낮은 편이다.

Q. 1형 당뇨병, 어떤 질환인가요?


1형 당뇨병은 자가면역에 문제가 발생하여 인슐린을 분비하는 췌장의 정상 β세포를 스스로 공격해 파괴시키는 질환입니다. 췌장이 인슐린을 분비하는 능력을 잃게 된 상태이기에 외부에서 인슐린을 공급해 주어야 합니다.
1형 당뇨병은 선천적 질환이나 유전 질환이 아니며 비만이나 식습관과도 관련이 없는 질환입니다. 일종의 자가면역질환이기 때문에 소아, 청소년 시기뿐 아니라 성인, 노인층까지 전연령에서 진단받을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소아 당뇨병’이라는 말은 틀린 용어이며 ‘1형 당뇨병’이라는 진단명이 정확한 표현입니다.


Q. 2형 당뇨병과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


1형 당뇨병과 2형 당뇨병은 엄연히 다른 질환입니다. 2형 당뇨병은 췌장에서 인슐린 분비 기능에 문제가 발생하여 혈당이 조절되지 않는 질환이고, 1형 당뇨병은 베타세포 자체가 사멸되어 인슐린의 생성 자체가 안 되는 질환으로 발생 원인이 전혀 다릅니다.
굳이 비유를 들자면 1형 당뇨병의 원인은 우연히 발생한 교통사고와 같습니다. 즉 원인이 없습니다. 그럼에도 두 병이 당뇨병이라는 명칭을 공유하기 때문에 생기는 사회적인 편견과 문제들이 있습니다. 1형 당뇨병에 걸린 소아는 당도가 높은 음식을 많이 먹어서 또는 유전 때문에 생긴 거라는 인식은 잘못된 것이며 이러한 사회적 편견이 큰 문제라고 생각합니다.
현재 의료계에는 1형 당뇨병을 ‘1형 당뇨병’이라는 용어 대신 중증난치질환 ‘췌도부전’으로 사용하자는 제안이 있는 상태이고, 개인적으로도 1형 당뇨병은 중증난치성질환으로 등록되어 국가에서 적극적으로 관리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1형 당뇨의 치료 목표 및 치료 방법이 궁금합니다.


물론 현재 치료 목표는 ‘정상혈당 유지를 통해 정상적인 생활을 영위하는 것’이고, 현재의 유일한 치료 방법은 아쉽게도 인슐린 투여입니다. 하지만 지속적으로 혈당을 모니터링하고, 적절한 인슐린 투여 및 저혈당, 고혈당을 대처한다면 건강하게 생활할 수 있습니다.
현재 의학과 과학기술이 발전하면서 1형 당뇨병의 새로운 치료법이 개발되고 있습니다. 줄기세포에서 인슐린을 분비하는 베타세포를 생성하도록 하여 투여한 동물연구가 성공하였고 현재 사람을 통한 임상시험이 진행 중으로 조만간 줄기세포를 통한 새로운 치료제가 나올 것으로 기대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Q. 진료현장에서 느끼는 ‘1형 당뇨병 환자의 자기관리’에 영향을 미치는 방해요인은 무엇인가요?


만약 일반인이 혈당을 조절하기 위해 식이 조절하고 운동하는 모습은 당연하고 자연스럽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1형 당뇨병이라는 용어 자체와 평생 혈당 조절을 위해 스스로 외부에서 인슐린을 투여하는 모습은 흔하지 않은 모습이고 어색하게 느껴질 수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1형 당뇨병에 대한 사회적 편견과 불편한 시선이 존재하는 것이 사실입니다.
질병이 있어도 건강하게 살 수 있고 하던 일을 계속할 수 있게끔 사회 환경을 만들어주는 것, 질병은 그 사람의 일부일 뿐 그 사람의 전체가 될 수 없다는 것, 그리고 사람이 먼저이고 질병은 일부라는 사회 전반에 걸친 인식의 전환이 꼭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주치의와의 소통’은 어떤 점에서 중요한지 궁금합니다.


1형 당뇨병 환자는 고혈당과 이로 인한 급성 또는 만성 당뇨합병증을 예방하기 위해서 적정한 인슐린 투여가 필요합니다. 아울러 적절한 식이요법, 운동요법을 함께 실천하는 지속적인 관리가 필수적입니다.
또한, 정기적인 진료를 통해 자신의 건강상태를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다니는 병원에는 1형 당뇨병에 대하여 잘 아는 주치의가 있어야 하고, 그 의료진을 통해 지속적으로 당화혈색소와 합병증 발생 여부에 대하여 꾸준히 확인해야 합니다. 그리고 주치의도 병원 밖에서 이루어지는 환자의 생활습관을 파악하여 일상 속에서도 건강을 유지할 수 있게 도움을 제공하여야 하는데 이런 의미에서 ‘주치의와의 소통’은 필수적이라고 생각합니다.
특히 1형 당뇨인의 경우는 응급상황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이에 대처할 수 있도록 주치의와 언제나 연락이 되고, 편하게 입원 및 상담할 수 있는 시스템도 갖춰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연속혈당측정기


Q. 최근 연속혈당측정검사에 대한 건강보험이 새로 적용되는 등 ‘연속혈당측정기’의 필요성과 중요성이 지속해서 강조되고 있습니다. ‘연속혈당측정’, 1형 당뇨병 환자에게 왜 중요한가요?


1형 당뇨병 환자는 혈당 체크를 자주 하면 할수록 좋습니다. 현재 상태를 파악해 적절한 대처를 할 수 있는 좋은 지표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일반적으로 손끝을 바늘로 찔러서 하는 혈당 체크는 통증이나 번거로움이 너무 큽니다. 이에 요즘은 많은 수의 1형 당뇨병 환자들이 연속혈당측정기를 사용하고 있습니다.
연속혈당측정기는 5분 간격으로 혈당을 반영하므로 거의 실시간으로 혈당 수치 및 흐름을 볼 수 있어 저혈당, 고혈당을 미리 대처할 수 있습니다. 이를 통해 혈당 기복을 줄일 수 있고 평균 혈당 수치도 낮출 수 있어 혈당 관리에 큰 도움을 줍니다. 무엇보다 연속혈당측정기는 한번 부착하면 10~14일간 사용할 수 있어 매번 혈당을 확인하기 위한 채혈을 해야 하는 번거로움, 통증에서 벗어날 수 있게끔 해줍니다.


Q. 인슐린 펌프도 중요한 기기 중 하나라고 하던데요. 이에 대해 설명해주신다면?


‘인슐린 자동주입기’라고도 하며 보통 3~4일 정도 사용할 인슐린을 기기에 넣고, 기기와 연결된 주삿바늘(Cannula)이 피하에 삽입되어 자동 설정된 인슐린 양을 주입하는 기기입니다. 음식을 먹거나 혈당이 높을 때는 수동으로 인슐린을 주입하는데, 이때는 버튼을 누르면 인슐린이 주입됩니다.
인슐린 펌프에는 초속효성 인슐린을 사용합니다. 한꺼번에 많은 양의 인슐린을 주입하지 않아도 되고 지속시간이 긴 기저인슐린을 사용하지 않기 때문에 주사 요법에 비해 주사의 통증이나 번거로움 적고, 저혈당 및 고혈당의 빈도를 줄일 수 있습니다.


Q. 이러한 기기를 사용해도 환자의 적극적인 관리는 필수일 듯합니다.


기본적으로 이러한 기기를 사용한다고 하더라고 꾸준한 운동과 적극적이고 건강한 식습관 유지는 필수입니다. 예를 들자면 아무리 자동화된 연속혈당기와 펌프를 사용한다고 하더라고 인슐린 펌프는 침습적인 부분이 있고 오랜 기간 너무 많은 양을 사용하면 맞은 부위에 지방비대증이나 염증 반응 등의 문제가 생길 수 있습니다.
충분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을 유지하면 체내에서 필요한 인슐린 양 자체가 줄어들고, 조절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저혈당과 고혈당의 빈도가 줄어들게 됩니다. 그렇게 되면 실제 하루 필요하고 사용하게 되는 인슐린의 양도 줄일 수 있게 됩니다.


Q. 소아·청소년 환자의 경우 보호자의 역할이 중요할 듯한데요. 소아·청소년 환자의 가족이 꼭 알아둬야 할 사항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소아·청소년기 1형 당뇨병 환자와 가족 구성원들 사이의 결합력, 즉 친화력이 높을수록 당뇨가 관리되는 지표인 당화혈색소가 낮았던 연구가 있습니다. 1형 당뇨병의 관리는 일상생활 전반에 걸쳐서 이루어져야 하므로 가족의 영향을 많이 받게 됩니다. 따라서 가족의 지지는 필수적입니다.
그리고 이외에도 아이가 커 나가면서 학교와의 연계, 캠프 등 다양한 방안을 통해서 일상적인 실천이 지속될 수 있도록 가족들이 먼저 나서서 다양한 지원 방법을 고민해야 합니다. 이러한 노력이 수반될 때, 혈당이 더 잘 조절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Q. 마지막으로 1형 당뇨병을 적극적으로 관리해야 하는 이유를 짚어주신다면?


적극적인 혈당관리란 식이요법, 운동요법과 같은 생활습관 개선과 약물치료 모두를 포함하는 개념입니다. 꾸준한 운동과 건강한 식습관 그리고 연속혈당측정기와 인슐린 펌프를 적극적으로 사용하면 일반인에 비슷한 수준으로 혈당을 잘 조절할 수 있습니다.
즉 이러한 환경을 토대로 적극적인 혈당관리를 한다면 장기적으로 합병증의 예방, 심혈관 질환 감소, 그리고 사망률도 감소시킬 수 있습니다. 혈관이 망가지기 전에 하는 적극적인 혈당관리가 10~30년 이후에도 지속적인 영향을 주기 때문입니다.
참고로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미국의 한 제약회사에서 2021년 말, 1호 환자를 줄기세포로 치료해 거의 완치에 가깝게 회복되는 일이 있었고, 임상시험이 2025년 이후까지 계속된 후 상용화될 가능성이 크다는 뉴스가 있습니다. 언젠간 완치에 가까운 줄기세포 치료제가 나올 가능성도 있습니다. 희망을 품고 꾸준히 자기건강관리를 하다 보면 모두가 행복해지는 그 날이 오지 않을까 간절히 기도해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