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하게만 자라다오.’ 자녀를 키우는 사람은 누구나 바라는 일이지만 자신의 마음 같지 않은 일이 일어난다. 부모는 아이들이 건강을 위해 밖에서 뛰어놀고 운동도 하길 바라지만, 아이들은 스마트폰만 보고 있기 일쑤다. 청소년들의 운동 부족은 우리나라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도 문제다. ‘CNN 헬스’ 등 외신은 부모들이 어떻게 하면 10대 청소년을 밖으로 이끌 수 있는지 조언했다.
◇韓청소년, 일주일에 2시간 운동
세계보건기구(WHO)는 청소년들이 매일 최소 60분 이상 중등도 혹은 격렬한 신체 활동(운동)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이를 충족하는 청소년(학생 기준)은 세계적으로도 20% 미만일 것으로 추정된다.(2019년, 란셋 아동·청소년 건강)
우리나라의 상황은 더욱 심각하다. 코로나19 사태 이전인 2019년 청소년의 운동 부족 비율은 94.2%로 전 세계 146개국 중 꼴찌 수준이었다.(WHO 신체활동보고서) 여성가족부의 ‘청소년 통계’에서도 청소년 층의 운동 부족 상황을 엿볼 수 있다. 2020년 일주일 동안 운동이나 야외 신체활동을 했다고 응답한 청소년의 비율은 39.1%에 불과했고 평균 활동 시간 역시 2.1시간에 불과했다.(2021년에는 조사 방법이 바뀌며 평균 활동 시간 집계가 빠짐)
반면 우리나라 청소년의 인터넷 이용 시간은 지난해 일주일에 24.9시간, 2020년에는 27.6시간이었다. 교육과 학습 목적을 포함했더라도 운동 시간보다 13배 이상 많은 수치다. 10대 청소년의 스마트폰 의존도도 높아지고 있다. 10명 중 4명꼴인 37%가 스마트폰 과의존 위험군에 속했으며 이 중 고위험군은 5% 수준이었다.
◇무조건 재밌게… ‘운동 아닌 운동’도 괜찮아
CNN 헬스는 청소년들이 운동이나 신체활동을 재밌게 느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한다. 부모의 지시나 명령이 아닌 가족·친구와 함께 즐길 수 있는 활동으로 느껴야 한다는 것이다. 다양한 종목을 살펴보며 아이들의 성격이나 취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어른들이 보기엔 ‘운동이 아닌 것 같은 운동’도 괜찮다.
방송은 최근 인기를 끌고 있는 암벽 등반(클라이밍)이나 스케이트보드, 요가 등은 물론 ‘공중그네(trapeze)’와 같은 청소년 서커스 등을 소개했다. 춤이나 ‘가상현실 운동’도 괜찮다. 실제 콘솔 게임기 등을 이용해 컴퓨터 게임처럼 즐기는 가상현실 운동도 신체 활동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는 연구도 나왔다.
이 외에도 캠핑이나 공원 피크닉, 자전거 타기 등 가족이 함께하는 야외 활동은 물론 청소나 설거지, 정원·텃밭 가꾸기 같은 집안일도 운동이 부족한 청소년들에게 운동이 될 수 있다고 설명한다.
아이들의 성격이나 취향에 맞는 운동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어른들이 보기엔 ‘운동이 아닌 것 같은 운동’도 괜찮다.
◇10대도 사회생활을 한다
청소년도 나름의 사회생활을 한다. 친구들을 사귀고 시간을 함께 보내는 일은 청소년기의 행복은 물론 인격 형성 과정에서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이 매체는 청소년들이 운동을 통해 얻는 ‘사교적인 경험’ 역시 중시해야 한다고 지적한다.
실제 일부 연구는 운동을 시작하고 지속하는 가장 큰 요인으로 사회적 관계를 지목한다. 같은 이유에서 친구의 존재나 시선 때문에 자녀들이 운동을 싫어할 수도 있기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 예를 들어 수영복을 입은 모습이 부끄러워서 수영을 싫어하거나 친한 친구가 빠진 축구팀에 자신도 가기 싫어질 수도 있다.
드물지만 자녀의 운동중독 증상도 조심해야 한다. 특히 청소년기의 운동중독 증상은 섭식장애와도 관계가 있다. 다이어트를 위해 강박적으로 운동을 하며 체중을 줄이는 경우, 과식한 후 운동을 평소보다 과하게 많이 하는 경우, 아프거나 다쳤는데도 운동을 쉬지 않으려고 하는 경우 등이 이에 해당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