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 햇살 30초, 암을 막는다 (연구)

아침 햇살은 우리 몸 속 멜라토닌 생산량을 크게 늘릴 수 있다.

아침에 단 30초만 햇빛을 쐬도 암에 걸릴 가능성을 크게 줄일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영국의 퀸스 종양 및 혈액학 센터( Queen’s Centre for Oncology and Hematology)의 임상종양학자 모하메드 무니 칸 박사는 “일출과 오전 9시 사이 태양의 근적외선(NIR)에 30초 이내로 노출되는 것만으로도 하루에 바나나 2500개와 브라질 너트 1kg 섭취하는 것보다 더 나은 암 예방 효과를 얻을 수 있다”면서 “암 발병 확률을 2분의 1에서 10분의 1까지도 줄일 수 있다”고 주장했다. 단일 요소로는 가장 강력한 예방 효과를 내는 것이다.

NIR는 태양빛의 스펙트럼 속 적외선 중에서 파장이 가장 짧은 0.75~3㎛인 빛을 의미한다.

과학적 연구를 쉽게 대중에게 알리는 매체 스터이파인스(studyfinds.org)는 15일(현지 시간) 칸 박사의 연구 결과를 소개했다.

다만 NIR은 아침 시간에 쬐는 것이 가장 효과적이다. 이른 아침에 NIR에 노출될 경우 몸은 강력한 천연 항산화제인 멜라토닌을 엄청나게 방출하기 때문이다.

멜라토닌은 항산화 물질의 생성을 담당하는 유전자를 활성화하며, 뇌의 시상 하부에 작용해 생체리듬 조절에도 영향을 미치고 항염증작용과 면역조절 기능도 있다.

멜라토닌은 낮에 활동하면서 쌓인 각종 유해물질을 없애고 손상된 세포와 조직 재생하는 역할도 한다. 그러나 나이가 들수록 이런 기능들은 약화하고, 손상 세포가 축적되면서 암이 생기기 쉽다.

과거 멜라토닌은 ‘밤의 호르몬’으로 불렸다. 우리가 잠을 잘 때 뇌의 송과선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그러나 2016년 미국 연구원들은 멜라토닌의 약 95%가 음식에서 에너지를 방출하는 데 관여하는 미토콘드리아에 의해 만들어진다는 것을 발견했다. 텍사스대 건강과학센터 과학자들은 미토콘드리아가 NIR에 특히 민감하며, 여기에 노출될 경우 멜라토닌 생산을 늘린다는 것도 발견했다.

우리 몸은 아침이 아니라 다른 시간대에 NIR에 노출되더라도 멜라토닌을 생성한다. 그러나 아침 시간대처럼 강력한 건강 증진 효과를 기대하기는 힘들다. 9시 이후로 접어들면 NIR에 대한 인체의 반응이 크게 떨어지는 탓이다.

칸 박사는 “매일 아침 NIR를 쬐기 위해 밖으로 나가는 것은 암 예방을 위해 가장 간단하고, 저렴하고, 효과적인 방법이다”라고 말했다. 이어 “아직 연구는 초기 단계이지만 추가 연구에서 멜라토닌 대량 생산 효과가 재차 입증된다면, 암에 걸릴 확률은 무려 5배나 줄어들게 된다”고 강조했다.

이어 “(이같은 연구는) 일찍 일어나 밖으로 나가는 일부 인종과 문화, 특히 아시아, 중동과 극동 지역 사람들이 영국 등 서구 사람들보다 암 발병률이 현저히 낮은 지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연구 결과에 따르면 NIR 노출을 통한 건강 증진 효과를 얻기 위해서는 이른 아침 햇빛이 빛에 민감한 망막 신경절 세포(RGC)를 포함하는 눈 뒤쪽의 망막의 특정 부분에 닿아야 한다.

망막의 특정 부분이 자극되야 뇌를 통해 미토콘드리아로 신호가 전달되며 멜라토닌이 뿜어져 나올 수 있기 때문이다. 자동차나 버스 창문, 선글라스를 통해 근적외선 스펙트럼의 대부분을 차단할 경우에는 효과가 없다.

흐리거나 비가 오는 날에는 여전히 NIR 흡수가 가능하지만 야외에서 보내는 시간을 30초에서 최대 30분으로 늘려야 한다. NIR 빛은 식물과 나무에 의해서도 반사되기 때문에 녹색을 바라보는 것이 좋다. 하지만 태양을 직접 보는 것은 절대 안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