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은 영양의학과 기능의학 관점에서 비타민, 미네랄의 역사와 의의를 말씀드려 보겠습니다.
오늘날 우리가 먹는 먹거리는 오래전 우리 인류가 먹으면서 생활하던 먹거리와 많은 것이 달라졌습니다. 보관성을 높이고 많은 사람의 입맛에 맞추기 위해 많이 가공하고 여러 식품 첨가물이 들어간 음식을 먹고 있습니다. 그렇다 보니 문명이 발달한 곳일수록 여러 가지 만성 질환은 늘어 고통 받고 있습니다.
도정된 하얀 쌀, 하얀 밀가루로 만든 음식들, 입에 달고 맛있어 식욕을 자극하는 음식들을 주식으로 하는 현대인들. 과연 건강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까요? 백색으로 가공된 식품들은 탄수화물, 단백질, 지방은 있을지라도 비타민과 미네랄은 매우 적은 불균형 상태에 있습니다.
가공 탄수화물을 비롯한 단순당과 설탕을 비롯한 여러 식품 첨가물들은 음식의 맛은 좋게 할지 몰라도 급격히 치솟았다가 급격히 떨어지는 혈당을 만들어 내고 이는 우리 몸에 과도한 인슐린 분비를 일으켜 당뇨 등 만성 질환의 주요 원인이 되었습니다. 여기서 생성된 산화스트레스와 염증반응들은 미세 혈관을 좁게 만들어 최근 폭증하는 심혈관 질환과 뇌혈관 질환의 원인을 제공했습니다. 치매와 파킨슨, 암과 같은 노화에 의한 질환도 식생활의 변화와 관련이 있다는 연구가 많습니다.
서론은 여기까지 하고 위에 다룬 비타민과 미네랄 등 당 대사에 필수적인 미세 영양소들을 다루는 의학의 한 부분, 영양의학의 역사로 들어가 보겠습니다. 감염성 질환의 원인을 외부에 떠다니는 세균이라고 주장했던 학자가 있죠? 너무나도 유명한 루이 파스퇴르(Louis Pasteur, 1822년~1895년)입니다. 팔팔 끓인 고기국물에서 미생물이 증식하는 것은 자연 발생, 고기국물 안에서 만들어진 물질에 의한 것이라는 종래의 설을 뒤엎고 공기는 통과하나 먼지는 통과하지 못하는 필터를 이용해 먼지에 붙은 세균 포자에 의해 미생물이 증식하는 것임을 밝혀냈습니다. 이는 감염성 질환의 현대 의학적 관점을 만들었고 지금까지 이어지고 있습니다. 우리가 감염성 질환을 격리와 항생제로 치료하고 있는 이유이죠.
이와 달리 감염성 질환의 원인을 우리 신체의 면역력과 회복력의 상실에서 찾은 학자가 있습니다. 피에르 자크 앙투안 베샹(Pierre Jacques Antoine Béchamp, 1816년~1908년)입니다. 베샹은 질병이 몸 밖의 미생물에 의해서 생기는 게 아니라 몸 안에 세포 속의 미생물에 의해 생긴다고 했습니다. 세포 속 미생물은 우리 몸이 약화하였을 때 병원체로 변해서 병을 일으킨다고 생각한 것이죠. 그래서 결론적으로 병의 원인은 약화한 우리 몸의 상태라고 했습니다. 건강한 상태에서 외부 세균이 들어와 만드는 질환도 있지만, 상당수의 질환은 우리 몸의 상태가 나빠지면서 발생하는 것이니 두 학자의 말이 각각 유의미하다고 할 수 있을 것입니다.
암, 자가면역 질환 등의 원인은 어떨까요?
파스퇴르가 주장한 세균론에 근거한 현대 의학에서는 이 부분에 대해 원인이 미상이라는 특발성, 또는 유전성으로 설명을 합니다. 하지만 영양의학, 기능의학 관점에서는 이는 식이와 영양, 호르몬, 장 미생물 환경 불균형, 정신 건강에 의한 것으로 설명하고 있죠. 예를 들어 장염이 심하게 걸리고 난 뒤나 코로나바이러스에 감염된 후, 알레르기 질환이 갑자기 느는 것이 그 예입니다. 평소 유지되던 건강한 상태가 파괴되었을 때 암과 자가면역 질환이 늘어나는 것으로 보는 것이죠. 다양한 원인의 종합적인 결과로 판단하는 것입니다.
이런 베샹의 아이디어를 보면 비타민과 미네랄은 우리 건강에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각기병의 원인을 찾은 과정에서 그 근거를 볼 수 있는데요. 1911년 폴란드 태생의 미국 생화학자 캐시미어 풍크(Casimir Punk, 1884년~1967년)는 당시 미스터리 질환으로 여겨지던 각기병(Beriberi)이란 신경질환이 도정된 쌀에 의한 질환이란 사실을 밝혀냈습니다. 각기병과 괴혈병(scurvy)이 있는 환자들이 쌀 껍질인 왕겨에서 추출한 물질을 먹으면 낫는다는 것을 발견한 것이죠. 그는 이러한 영양소를 생명 유지에 필수적인 아민 화합물이라는 뜻에서 바이털 아민(vital amine)이라 이름 지었고 이를 줄여 비타민(vitamine)이라 불렀습니다.
지금은 비타민 B1의 부족에 의해 각기병이, 비타민 C의 부족으로 괴혈병이 생긴다는 사실을 의심하는 이는 없지만, 당시 의료계에서는 이 연구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심지어 같은 연구소 동료들조차 그의 이론을 의심하여 논문에 비타민이란 용어를 사용하지 못하게 하려고 노력했습니다. 지금 생각해보면 당연한 사실도 기존 이론과 다를 때엔 당시 주류의학에 심한 공격을 받게 되는 일이 다반사인 것 같습니다.
얘기가 나온 김에 비타민 C의 역사에 대해 알아볼까요?
비타민 C의 대부라고 불리는 학자가 있습니다. 라이너스 칼 폴링(Linus Carl Pauling, 1901년~1994년)입니다. 폴링은 비타민 C 메가도즈 요법을 주장했던 학자로 인간에게 필요한 비타민 C의 양이 생각보다 훨씬 많을 것이라는 주장을 했습니다. 비타민 C가 인간에게선 합성되지 않지만, 영장류를 제외한 다른 대부분 동물은 체내에서 합성이 되는데 동물들의 몸에서 합성되는 양을 인간의 체중에 대입해 계산했더니 상식적인 권장량보다 압도적으로 많은 양이 인간에게 필요하다는 것을 발견하였습니다.
이후 프레드 R 클레너(Frederick Klenner, 1907년-1984년)란 미국 의사가 1950년대 초반부터 소아마비를 치료하는 데에 비타민 C를 이용하기 시작했습니다. 경구 복용뿐 아니라 정맥 주사액을 직접 만들어 사용하였고 소아마비뿐 아니라 간염, 폐렴, 다발성 경화증, 고혈압, 당뇨, 고지혈증, 결핵 등 다양한 질환에 고용량 비타민 C가 효과가 있음을 입증하였습니다.
이 외에도 많은 비타민과 관련한 많은 의사와 학자들의 노력이 있어 현재의 영양의학, 기능의학의 토대가 되었습니다. 수많은 연구에도 불구하고 여러 질환에 대해 부작용이 없고 안전한 치료 방법이 있다면 이는 의사에게도 환자에게도 축복이 될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