피어싱 상처가 ‘커다란 혹’ 된다… ‘켈로이드’ 재발 막으려면

피어싱 후 귀가 붓거나 붉어지면 단순 염증으로 생각하기 쉽지만, 시간이 지나도 붓기가 사라지지 않고 혹으로 변한다면 ‘켈로이드’일 가능성이 있다. 켈로이드는 문제 부위가 아니었던 정상 피부까지 침범하며 확장하고, 치료를 하더라도 재발할 가능성이 높아 주의가 필요한 질환이다.

최근 한 유명 걸그룹 멤버도 귀 뒤에 커다란 혹이 포착되며 팬 사이에서 ‘켈로이드가 아니냐’는 우려가 제기됐는데, 시간이 지날수록 혹이 점점 커지고 있어 온라인에서 이슈가 되고 있다. 켈로이드의 초기 증상은 무엇인지 성형외과 전문의 한진호 원장(클레어성형외과의원)과 함께 알아보고 예방의 중요성을 짚어본다.

ITZY 류진은 귀 피어싱 상처로 켈로이드가 생겼다고 한때 온라인에서 화제가 됐었다. 출처 : ITZY 인스타그램

계속 자라나는 켈로이드…통증과 다양한 불편감 유발

우리 몸에 상처가 생기면 이를 치유하기 위해 섬유아세포가 콜라겐을 생성한다. 하지만 이 과정에서 콜라겐이 정상보다 과도하게 만들어지면, 흉터 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두꺼워지고 혹처럼 볼록하게 튀어나온다. 켈로이드는 이렇게 피어싱이나 외상 등으로 인해 생긴 상처 부위에 이차적으로 발생하는 질환이다.

켈로이드는 상처 발생 후 3-6개월 내에 나타나는데, 초기에는 분홍색이나 붉은색 작은 결절 형태로 시작된다. 시간이 지나면 자주색 등 어두운색으로 변할 수 있으며, 일반 흉터와 달리 혹 모양으로 자라난다. 켈로이드의 가장 큰 특징은 원래 상처가 발생했던 부위를 넘어 주변 건강한 피부까지 침범하는 것이다. 시간이 흐르면 윤곽이 더욱 명확해지는데, 켈로이드 부분의 겉면은 매끄러우며 만져보면 고무 같은 단단함이 느껴진다. 따끔거리거나 가려울 수 있고, 경미한 통증, 화끈거림이 느껴질 수 있다. 일반 피부보다 감각이 민감해지는 것도 켈로이드의 특징 중 하나다.

켈로이드는 혹 모양으로 자라난다|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자연히 사라지는 경우 거의 없어…방치하면 관절 못 움직일 수도

한진호 원장은 켈로이드가 자연적으로 완전히 사라지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고 설명했다. “시간이 지나면서 약간 크기가 줄거나 색이 옅어질 수 있지만, 대부분의 경우 치료 없이 완전히 사라지지 않는다”며 “오히려 더 커지거나 딱딱해지고 붉어지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켈로이드를 치료하지 않고 방치하면 다양한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기본적으로 크기가 점점 커지면서 가려움, 통증, 따끔거림 등의 불편함이 지속되고, 외관상 문제로 인한 심리적 스트레스가 발생할 수 있다. 한 원장은 “켈로이드가 관절 부위에 발생하는 경우, 관절 움직임을 방해해 신체 활동이 제한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

1년 이상 장기 치료 필요…수술 후에도 추가 치료 병행해야

켈로이드 증상이 의심되어 병원에 방문하면, 기본적으로는 특별한 검사 없이 임상적 소견을 바탕으로 진단을 내린다. 하지만 겉으로 드러나는 증상이나 환자가 느끼는 감각만으로는 켈로이드인지 진단하기 어려운 경우도 존재한다. 이럴 때는 조직 검사를 통해 켈로이드가 맞는지 확인해야 한다. 진단 후 켈로이드가 맞는 것으로 판명되면 다양한 치료를 시도할 수 있는데, 일반적으로 1년 이상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다. 다음은 한진호 원장이 소개한 다섯 가지 켈로이드 치료 방법이다.

1) 스테로이드, 항염증제 등을 혼합한 주사 치료 – 증상이나 크기에 따라 2~6주 간격으로 3~6회 반복 투여

2) 특수 압박 의류 등으로 켈로이드가 커지지 않게 압박 – 하루 12~23시간, 최소 6개월~1년 이상 사용

3) 켈로이드를 압박하면서 치유를 돕는 실리콘 겔 또는 실리콘 시트 사용 – 최소 2~3개월, 보통 6개월 이상 사용

4) 액화 질소로 켈로이드 조직을 얼리는 냉동 치료(Cryotherapy)

5) 혈관 레이저, 프락셔널 레이저를 활용한 레이저 치료

위와 같은 치료를 받아도 켈로이드가 낫지 않는다면 수술을 고려할 수 있다. 켈로이드가 너무 커서 신체 활동 등에 제한이 생기거나 심한 통증을 유발하는 경우에도 수술이 필요할 수 있다. 가장 기본적인 켈로이드 수술 방법은 켈로이드 조직을 완전히 제거하는 단순 절제 수술이다. 그러나 단순 절제 수술은 사후 재발률이 높아 추가 치료를 병행해야 한다. 한 원장은 “넓은 부위에 발생한 켈로이드를 제거하는 경우, 다른 부위에서 채취한 피부를 이식해 상처에 가해지는 장력을 최소화하는 수술을 하는 것도 좋은 방법”이라고 설명했다.

켈로이드는 자연 치유되는 경우가 드물다 |출처: 클립아트코리아

유전 영향 크고 부위에 따라 재발 위험도 다를 수 있어

켈로이드는 유전의 영향이 강해 가족력이 있으면 재발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멜라닌 색소가 풍부한 피부에서 켈로이드가 더 흔히 발생해 한국인 같은 황인종이나 흑인인 경우 백인보다 켈로이드가 더 잘 생길 수 있다. △가슴 △어깨 △턱 아래 △귀 같은 부위는 피부에 장력이 발생하고 움직임이 많은 특성 때문에 자극이 반복되기 쉬워 더욱 재발률이 높다.

수술 후에도 완전한 제거를 보장할 수 없으며, 재발을 막기 위해 상처 부위를 병합하는 다양한 비수술적 치료를 진행해야 한다. 먼저, 수술 직후 24~48시간 내에 방사선 치료나 스테로이드 주사가 시행될 수 있다. 이후에는 위에서 설명한 실리콘 시트 착용 등 다양한 비수술 치료가 병행되며, 수술 부위에 과도한 장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주의해야 한다. 한진호 원장은 “수술은 크기와 형태를 개선하는 단계이며, 재발을 줄이기 위한 사후관리가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피부 관통 시술 자제…정확한 진단과 치료 통해 호전 가능

한 원장은 켈로이드 최초 발생과 재발을 예방할 수 있는 방법도 소개했다. 먼저, 피어싱이나 타투 등 피부 관통 시술을 자제하고 불필요한 피부 시술이나 성형 수술을 피하는 것이 켈로이드 예방의 첫걸음이다. 특히 켈로이드 경향이 있는 사람이라면 더욱 주의가 필요하다.

상처가 발생했다면 상처 부위를 깨끗하게 유지해 감염을 예방하고, 상처에 과도한 장력이 가해지지 않도록 조심해야 한다. 자외선에 노출되는 것을 최소화하고, 상처 치유 과정 중 실리콘 겔 시트를 사용하는 것도 도움이 된다. 켈로이드 수술을 받았다면 압박 의류나 실리콘 시트로 예방적 치료를 시행해야 한다. 한 원장은 “켈로이드는 한 번 생기면 완치가 쉽지 않지만, 의학 발달로 치료 선택지가 이전보다 다양해졌다”며 “정확한 진단과 꾸준한 치료, 철저한 관리를 통해 충분히 호전될 수 있다”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