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레르기 비염은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물질(항원)이 코로 들어왔을 때 콧속 비강의 점막이 과민 반응을 일으켜 염증이 생기는 질환입니다.
알레르기 비염에 걸리면 재채기나 콧물, 코막힘이 생기고, 눈이나 코, 귀, 입 천장이 가려울 수도 있습니다.
다만 감기와 달리 열이 나거나 전신이 쑤시는 등의 증상은 없습니다.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항원은 집먼지진드기가 가장 흔하고, 다음으로 꽃가루가 많습니다.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꽃가루는 계절마다 달라서 봄에는 키 큰 나무의 꽃가루, 여름에는 잔디류, 가을에는 키 작은 잡초류의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킵니다.
봄에 알레르기를 유발하는 대표적인 꽃가루 세 가지는 참나무, 소나무, 오리나무입니다.
이 중에서도 알레르기를 가장 많이 일으키는 나무는 참나무입니다.
참나무는 우리나라 산림의 약 40%를 차지할 정도로 많고, 꽃가루가 알레르기를 일으키는 정도를 말하는 항원성도 상당히 높습니다.
참나무는 4-5월에 꽃가루가 날리는데, 도토리가 열리는 나무는 모두 다 참나무과에 속합니다.
참나무 다음으로 조심해야 할 것은 소나무의 꽃가루입니다.
소나무 꽃가루는 항원성이 참나무보다 낮지만, 우리나라에서 발생하는 꽃가루의 절반 이상을 차지할 정도로 양이 많습니다.
5월부터 날리기 시작하는데, 이 시기 소나무 숲에 가면 대기가 노랗게 보일 정도로 많이 날립니다.
세 번째로 주의해야 할 꽃가루는 오리나무입니다.
오리나무는 3월에 잎보다 꽃이 먼저 피는데, 꽃이 손가락 모양으로 길게 뭉쳐서 피며, 연두색으로 시작해 활짝 피면 갈색을 띱니다.
이어서 자작나무가 4-5월에 꽃을 피우는데, 역시 잎보다 갈색 꽃이 먼저 핍니다.
오리나무와 자작나무는 둘 다 자작나무과에 속하며, 둘 중 하나에 알레르기가 있으면 다른 하나에도 알레르기가 있을 가능성이 매우 큽니다.
공기 중에 날리는 꽃가루의 양은 기온이나 바람, 비 등 날씨에도 영향을 받습니다.
기온이 10도를 넘으면 꽃가루 나타나기 시작하고, 20-30도일 때 양이 가장 많습니다.
또 바람이 강하면 꽃가루가 하늘 높이 멀리 날아가 공기 중 농도가 낮지만, 초속 2m 내외의 약한 바람이 불면 꽃가루가 날리기는 하되, 멀리 가지 못해 공기 중 농도가 높습니다.
비 온 뒤에는 공기가 깨끗해지면서 꽃가루가 많지 않다고 생각하기 쉬운데, 실제로는 비 온 뒤 약한 바람이 불 때 꽃가루가 가장 많습니다.
비가 오면서 땅에 떨어졌던 꽃가루가 대류 현상으로 공기 중으로 떠오르기 때문입니다.
즉, 낮 기온이 20도를 넘으면서 약한 바람이 불거나, 봄비가 그친 뒤 미풍이 불 때 꽃가루가 가장 많이 날리므로 이런 날에는 가급적 외출하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