귀에서 삐~소리 들릴 때 가장 먼저 확인해야 하는 것

주위에서 아무런 소리도 나지 않는데, 귀에서 삐~ 소리가 들리거나, 귀뚜라미나 매미가 우는 듯도 하고, 대로는 바람 소리도 들릴 때가 있습니다. 
이런 소리는 주위가 조용할 때 더 잘 들리고, 소리에 귀 기울일수록 커지는 것 같습니다.
이를 이명이라고 하는데, 이명이 점점 더 자주 들리고, 소리도 커지면, 신경이 예민해지며, ‘귀에 큰 병이 자라고 있는 것은 아닐까’하는 걱정도 듭니다.
이명이 들릴 때 무엇을 확인해 봐야 하는지에 대해 하나이비인후과병원 귀질환센터 이제연 과장의 도움말로 알아봅니다.

누구나 살아가면서 한 번 쯤은 이명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피로하거나 스트레스를 받거나, 때로는 긴장이 일시에 풀리면서 들리기도 합니다.
또 이명은 주위가 조용하거나 신경이 예민할 때 더 잘 들립니다.
실제로 아무런 소리도 들리지 않는, 완전 방음 상태의 방에서는 건강한 사람도 약 80%가 20dB 이하의 약한 이명을 느낀다고 합니다.
이처럼 이명은 병적인 원인이 없더라도 들릴 수 있습니다.
따라서 이명이 간혹 들리면서 크게 불편하지 않을 때는 반드시 치료가 필요하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이명이 점점 커지거나 ▲이명 때문에 생활이 불편하거나 ▲이명과 함께 소리가 잘 안들리거나 ▲귀에서 진물이 흐르거나 ▲귀가 먹먹하거나 ▲어지럼증이 동반될 때는 원인을 규명하고 적극적으로 치료할 필요가 있습니다. 

이명은 엄밀히 말하면 그 자체가 질병은 아니며, 다른 질환에 의한 증상입니다. 
이명과 가장 관련이 큰 질환은 난청이며, 이 외에 중이염이나 메니에르병, 외이도염, 돌발성 난청 등의 귀 질환에 의해 나타날 수 있습니다.
또 흔하지는 않지만 귀 주변의 혈관이나 근육 등의 이상으로 인해 신체 내부의 소리가 들리는 경우(박동성 이명)도 있습니다.
박동성 이명은 ‘딱딱’, ‘쉭쉭’, ‘두두둑’ 하는 소리가 들리거나 자신의 맥박과 같은 박자의 소리가 들리기도 합니다.

이명이 점점 더 자주, 그리고 더 크게 들릴 때 가장 먼저 확인해 봐야 할 것은 난청입니다. 
이명 때문에 난청이 생기는 것은 아니지만, 난청이 진행되면서 이명이 들릴 수 있습니다.
난청에 의한 이명은 청신경의 문제로 인해 생기는 노화성 난청, 소음성 난청, 돌발성 난청, 메니에르병은 물론 소리 전달 과정에 문제를 야기하는 외이도염이나 중이도염으로 인해 생기는 난청 등 모든 종류의 난청에 나타날 수 있습니다.

외이도염이나 중이염에 의한 난청과 이명은 원인 질환을 치료하면 자연스럽게 사라집니다. 
청신경 손상에 이한 노화성 난청이나 소음성 난청이 원인일 때는 보청기가 도움됩니다.
보청기를 사용하면 소리를 잘 들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이명도 완화됩니다.

박동성 이명은 청각계 주위의 혈관 근육 등의 기관에 의해 발생하며 ‘쿵쿵거리는 소리, 쉭쉭거리는 소리, 웅웅거리는 소리’ 등 규칙적인 리듬을 띠는 소리로 들립니다. 
▲귀 주변 혈관에 이상이 생기거나 ▲귓속 미세 근육에 경련이 발생하거나 ▲중이와 콧속  비강을 연결하는 이관이 계속 열려 있거나 ▲귀 혈관 주위에 종양이 있을 때 들릴 수 있습니다.
박동성 이명은 원인 질환을 규명해 잘 치료하면 좋아질 수 있습니다.

그런데 이명 중에는 뚜렷한 원인을 찾을 수 없는 것도 많아서, 전체의 약 30%를 차지합니다. 
이때는 혈류 개선제와 이명에 대한 예민함을 줄이는 약물로 치료하거나 이명 재활치료로 이명을 줄일 수 있습니다.
이명 재활치료는 이명을 없애는 것이 아니라, 이명에 익숙해져서 이를 인식하지 않거나 불편하지 않도록 하는 치료법입니다.
이명 재활치료는 6개월 이상 꾸준히 치료해야 효과를 볼 수 있으며, 지속적으로 치료받은 환자의 65~80%가 이명이 줄었다는 보고가 있을 정도로 효과적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