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눈물’ 가격 인상 논란… 히알루론산나트륨, 대체할 수 있는 점안제 있을까?

일교차가 크고 건조한 가을철에는 피부는 물론 눈이 건조해지기 쉽습니다. 이럴 때 인공눈물을 사용하면 안구 건조로 인해 발생하는 충혈, 이물감 등을 해결할 수 있어 남녀노소 모두가 애용하곤 합니다. 

그러나 최근 ‘인공눈물’ 가격이 10배 인상될 것이라는 논란이 일었습니다. 이때 가장 먼저 든 생각은 아마 ‘혹시 히알루론산나트륨과 비슷한 기능을 하면서, 보험 급여는 유지되는 다른 점안제 성분은 없을까?‘ 일텐데요. 오늘은 알루론산나트륨을 대체할 점안제가 있는지, 매일 인공눈물을 사용한다면 주의할 점은 무엇이 있는지알아보도록 하겠습니다.

히알루론산나트륨, 대체할 수 있는 점안제는?

실제로 안구 건조증에 사용할 수 있어 히알루론산나트륨을 대체할 것으로 전망되는 여러 가지 후보들이 물망에 오르고 있습니다. ▲다쿠아포솔 ▲레바미피드 ▲사이클로스포린 ▲카복시메틸셀룰로스나트륨(CMC) 등인데요. 히알루론산나트륨과 100% 같은 역할을 할 수 있는 성분은 없습니다. 

고려대 안암병원 안과 김동현 교수는 “대체재로 언급되는 대부분 성분은 히알루론산나트륨으로 안구 건조증을 치료하는 효과가 불충분할 때, 추가하거나 병용하는 약제들이다”라며 “히알루론산나트륨이 물이라면 나머지 성분들은 기능성 차인 것으로, 완전히 대체된다고 보기 어렵다”고 했습니다.히알루론산나트륨은 수분을 머금는 물질로, 각막에 수분을 보충해 주기만 해 보통 환자의 중증도와 상황에 구애받지 않고 사용할 수 있습니다. 꼭 안구 건조증 때문이 아니더라도, 눈에 이물질이 들어갔거나 눈이 뻑뻑할 때도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죠. 그러나 다쿠아포솔, 레바미피드, 사이클로스포린 등은 눈물을 촉진하는 등 기능성이 있는 안구 건조증 치료제로 안구 건조증에 한해서만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김동현 교수는 “약제마다 효능이 있는 만큼 부작용이 있을 수 있고, 렌즈를 끼고 약제를 넣으면 렌즈에 침착될 수도 있다”며 “히알루론산나트륨이 제일 부담 없이 쓸 수 있는 약제이며, 다른 약제를 대체재로 쓸 땐 약제 특성을 잘 알고 사용해야 한다”고 했습니다. 카복시메틸셀룰로스나트륨(CMC)는 인공눈물 성분이지만, 효과가 히알루론산나트륨보다 적습니다.

구체적으로 각 성분은 히알루론산나트륨과 어떻게 다를까?

▶디쿠아포솔= 눈물 촉진제로결막(안구와 눈꺼풀을 연결하는 점막)에 있는 P2Y2 수용체에 작용해눈물을 저장해 두는 샘세포인 술잔세포에서 점액이 더 많이 분비되도록 유도합니다손상된 결막도 개선하는 효과가 있습니다. 센트럴서울안과 김균형 원장은 “히알루론산나트륨 점안제가 넣자마자 수분이 공급돼 눈의 건조감이 덜어지는 것과 달리, 디쿠아포솔은 눈 표면에서 점액질이 나오도록 유도하는 거라 시간이 좀 지나야 편해져 효능감이 떨어질 수 있다”며 “약 성분이므로 따가워하거나 불편감을 호소하는 사람도 간혹 있다”고 했습니다.

▶레바미피드= 점막 표면을 보호해 주는 점액성 물질인 뮤신이 잘 분비되도록 촉진하는 약물입니다눈에 있는 결막에서도 뮤신이 나오도록 해 안구를 촉촉하게 하고각막결막 상피 세포 장애를 개선합니다.레바미피드는 올해 3월부터 출시하기 시작한 신약으로 효과와 부작용이 다른 점안제보다 덜 알려진 편입니다. 그러나 입에 쓴맛을 유발한다는 부작용이 있는 것으로 이미 확인됐습니다. 안약이 비루관을 통해 혀 속 미뢰 세포에 닿아, 씁쓸한 맛이 몇 시간 동안 지속됩니다. 또 레바미피드도 디쿠아포솔과 마찬가지로 넣는 즉시 건조함이 해결되진 않습니다.

▶사이클로스포린= 안구 건조증이 매우 심한 환자에게 주로 사용되는 약으로 결막 속 건조증을 유발하는 염증 원인 매개 물질 생성을 억제하는 작용을 합니다하루 두 번만 넣으면 된다는 장점이 있지만, 안구에 점안제를 넣었을 때 따가움, 작열감 등의 통증이 유발된다고 알려졌습니다. 김균형 원장은 “하루 두 번씩 한 달 정도 넣어야 효과가 나타나고, 넣으면 눈이 따가운 불편함 때문에 원래도 히알루론산나트륨과 병용해 사용되던 약이다”고 했습니다.

▶카복시메틸셀룰로스나트륨(CMC)=히알루론산나트륨과 같이 안구건조증 치료제라기보단, 인공눈물 성분입니다.물에 녹는 고분자 물질로수분을 흡수해 눈물층이 두꺼워지도록 돕습니다그러나 점도가 낮아 윤활 역할이 약하고안구 건조증 완화 지속시간도 짧습니다.

인공눈물 맨날 쓴다면? 꼭 기억해야 할 4가지

1. 일회용으로 구매하기
인공눈물을 구매할 때는 일회용을 고르는 게 좋습니다. 장기간 쓸 수 있는 인공눈물에는 일반적으로 ‘벤잘코늄이라는 방부제를 첨가합니다. 이 성분은 항균 작용이 뛰어나지만 독성도 있습니다. 과도하게 사용하게 되면 각막 세포의 성장을 억제해 심하면 각막염을 유발할 수 있습니다. 장기간 쓸 수 있는 인공눈물을 사용한다면 하루에 4번 이내로만 사용하는 것이 좋습니다.

2. 쓰고 바로 버리기
일회용 인공눈물을 개봉한 후에는 즉시 한쪽 또는 양쪽 눈에 1회만 사용하고, 남은 액과 용기는 바로 버려야 합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난 2021년 2월 공개한 ‘일회용 점안제 안전관리 가이드라인’에 따르면 일회용 인공눈물은 일단 개봉되면 더 이상 밀봉 상태가 유지되지 않아 무균 상태라 할 수 없습니다이후 여러 번 사용하면 제품 내 미생물이 증가해 2차 감염이 발생할 수 있습니다따라서 일회용 인공눈물을 여러 번 나눠 쓰거나 보관 후 재사용하는 습관은 버려야 합니다.

3. 개봉 후 ‘첫 방울’ 버리기
일회용 인공눈물을 처음 개봉하고 나서 첫 한두 방울은 버리고 사용하는 게 좋습니다. 첫 한두 방울에는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돼 있을 수 있습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인공눈물을 비롯해 모든 일회용 점안제는 뚜껑을 뜯는 과정에서 용기 파편이 남아 미세 플라스틱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미세플라스틱이 눈에 들어가면 안구를 손상시킬 우려가 있습니다.

4. 너무 자주 사용하지 않기
인공눈물을 너무 자주 넣는 것은 좋지 않습니다. 인공눈물을 자주 넣으면 눈물 속 단백질이 줄어 더 건조해질 수 있는데요. 제일안과병원과 중앙대병원 연구팀이 실험한 결과, 눈이 건조한 건성안 환자는 인공눈물을 자주 넣을수록 눈 속 단백질 농도가 크게 줄었습니다. 눈 속 단백질은 안구 표면의 항상성을 유지하고 외부 환경으로부터 눈을 보호하는 역할을 하는데 단백질이 부족해지면 안구 건조가 심해질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