누구나 자다가 다른 사람의 코골이 때문에 깨어본 경험이 한 번씩 있을 것이다. 코골이는 다른 사람 뿐 아니라 당사자의 깊은 잠을 방해하는 수면 호흡 장애 중 하나다.
그런데 ‘드르렁’ 시끄러운 소리 없이도 코골이만큼 건강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수면 호흡 장애가 있다. 바로 상기도저항증후군이다.
상기도저항증후군은 자는 도중 호흡이 어려워 잠에서 자주 깨는 질환인데, 코골이처럼 시끄러운 소리는 나지 않는다. 상기도저항증후군이 코골이와 다른 점은 무엇이고 어떻게 예방할 수 있을까?
◆ 50대 이상 여성 불면증 환자에게 다수 발생
상기도저항증후군은 기도가 좁은 사람에게 특히 잘 나타나는 질환이다. 선천적으로 기도나 아래턱이 좁아 호흡이 원활하지 않은 경우 발생할 확률이 높다.
또한 상기도저항증후군은 남성보다 여성에게 자주 발견된다. 서울수면센터에 의하면 50대 이상 여성 불면증 환자 중 83%가 상기도저항증후군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일반적으로 수면무호흡증 환자의 경우 목 둘레가 두껍고 체중이 많이 나가는 사람이 많지만, 상기도저항증후군은 체중이 적게 나가고 목둘레가 가는 사람에게 많이 나타나는 것으로 밝혀졌다.
상기도저항증후군의 의심 증상은 다음과 같다. 우선 잠을 잘 때 코는 골지 않지만 입을 벌리는 경우다. 자고 일어났을 때 입 안이 매우 건조해진다면 내가 입을 벌리고 자는 습관을 가진 건 아닌지 의심해볼 필요가 있다.
또한 충분한 시간 수면을 취했음에도 불구하고 낮 시간동안 피로감이 심한 경우 상기도저항증후군을 의심해볼 만 하다. 수면 내내 충분히 호흡하지 않았을 경우. 몸 속 산소가 부족해지면 뇌에서 잠을 깨는 뇌파를 내보내기 때문이다. 이는 충분한 숙면을 방해하고 결국 일상생활의 활력 저하로도 이어진다.
또한 산소가 부족하면 혈액순환 장애, 소화 장애, 만성 피로, 근육통, 두통, 어지럼증,감정 변화 등이 일어나며 뇌 건강에도 좋지 않다.
◆ 수면다원검사로 정확한 원인 파악해야
상기도저항증후군은 직접 본인의 증상을 관찰하기 어렵기 때문에 간혹 위와 같은 증상이 있더라도 단순 불면증으로 치부하고 넘어가는 경우가 있다. 그러나 잠을 오래 자도 위와 같은 증상이 반복된다면 병원에 찾아야 한다.
병원에서는 수면다원검사를 통해 상기도저항증후군 발병 여부를 판단할 수 있다. 한진규 서울수면센터 원장은 이데일리와의 인터뷰에서 ‘불면증은 개인별로 원인이 다양하기 때문에 전문의의 진단에 따라 맞춤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고 언급했다.
상기도저항증후군은 원인에 따라 치료법 또한 다르다. 잘 때 코막힘이 원인일 경우 해당 증상을 완화하는 약물을 처방받거나 상기도양압호흡술로 치료를 받을 수 있다.
기도가 좁을 경우 기도에 공기를 넣는 양압기라는 보조 기구를 통한 치료도 가능하다.
일상생활에서는 우선 너무 푹신한 베개를 사용하지 않는 것이 좋다. 머리가 베개에 푹 묻혀 기도가 더 좁아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잘 때 상체가 약 10도 정도 높아지도록 만들고, 똑바로 누워서 자기보다 옆으로 자는 것이 기도 확보에 더 도움이 된다.